한국금융연구원은 정기 간행물 ‘금융브리프’에서 지난해 코로나19 대비 시행한 각종 유동성 강화 정책으로 잠재 위험도 함께 커졌다고 우려했다. 김영도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시행한 각종 정책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일조했으나 금융 시스템 내 각종 잠재 위험도 증폭시켰다”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소상공인 등을 위해 집행한 금융 지원 규모는 모두 261조1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1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이 금액 중 일부가 부실채권으로 금융권에 돌아오고 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과 금융위원회, 시중은행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때문이라며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기업은행에 이자 상환 유예를 신청한 대출 원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조4420억원으로 확인됐다. 은행들은 이 가운데 최소 30%, 많게는 50%가 디폴트(채무 불이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연합회의 분석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체 은행권의 이자 납입 유예 규모는 950억원(8358건)이다. 9월 말 740억원, 10월 말 903억원 보다 증가한 수치다. 평균 적용 금리를 연 2.5%로 가정하더라도 원금 3조8000억원이 제때 상환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 9월 종료 예정이었던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 지원안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내년 3월까지 한 차례 더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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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도 선임연구위원은 “장기적인 부채 상환 능력을 유지한 취약차주에게는 자금을 지속해서 공급함으로써 신용 경색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 부채 상환 가능성이 희박해진 취약계층은 원활한 채무 구조조정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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