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뺏어간 코로나19-
처음 들어 본 코로나
나는 무섭다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옆동네로도 이웃 나라로도
숨을 수도 피할 수도 없다.
이 늙은이가 도와줄 수도 없다.
늦깎이 학생으로 겨우 밟아 본 학교 문턱
배우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칠십 넘어 다니는 학교생활이 행복했는데
선생님도 그립고 친구들도 그립다.
-강정님(73‧여)/2020년 전국 성인문해시화전 우수상
젊은 시절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한 늦깎이 만학도들의 배움터인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평생교육원 학습자들의 이야기다.
평생교육원은 문해학습자들의 시와 일기, 편지, 체험수기, 학교법인화 축하 ‘2행시’, 사진으로 보는 교육활동 등을 담은 시화집 ‘글 한 걸음, 소통 두 걸음, 희망 세 걸음’을 펴냈다.
평생을 기다리다 이제야 글자 배우는 즐거움에 푹 빠졌는데, 2020년 코로나가 학교 가는 길을 막아 답답하기만 한 학습자들의 마음이 곳곳에 녹아 있다.
-즐겁고 기쁜 날 학교 가는 날-
기다림 반 설레임 반 만남의 날
코로나19가 막아버린 학교 가는 날
안타까움으로 가득했던 나날들
봄은 찾아왔으나 몇 차례인가.
저 멀리 멀어졌던 학교 가는 날
뜰 안의 감나무도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는 6월의 어느 날
웅크리고 가슴 조이며 기도하는 나에게
학교 가는 날이 찾아왔어요.
즐겁고 기분 좋은 학교 가는 날
-안정순(69‧여)/2020년 성인문해시화전 전남도지사상
평생교육원 조영희 원장은 “어두움 밝히는 눈, 세상을 다르게 보는 눈을 찾은 학습자들이 자신의 말을 글로 풀어낸 시화집 속 이야기는 지은이뿐 아니라 보는 이들에게도 공감과 위로, 감사를 줄 것”이라며 학습자들의 용기에 기운을 보태 달라고 부탁했다.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평생교육원은 지난 시절 여러 가지 사정으로 배울 수 없던 이들이 함께 모여 글을 배우는 학력인정평생교육시설이다.
매년 260여 명의 어르신들이 국어‧수학‧영어‧사회‧컴퓨터‧미술 등의 초등교육 전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체험교육으로 은행체험, 북아트, 계산기활용법, 영화관람, 역사탐방, 편지쓰기, 소풍, 교내백일장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초등1‧2‧3단계 과정을 통해 초등학력을 취득하면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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