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산 무안군수와 부군수, 동물 감염병 방역책임자 등 10여명의 공무원들은 지난 2일 낮 무안읍의 한 음식점에서 3시간여 동안 술을 곁들인 점심을 즐겼다.
김 군수 일행은 당시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을 받은 무안군의 한 산란계 농장을 방문한 뒤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부와 전남도는 코로나19 지역감염이 하루 1000명을 웃돌자, 지난해 24일부터 1월 3일까지 5인 이상 집합금지명령을 내린 상태였다.
생계위협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의 절규에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뼈아픈 결정이었다.
김 군수 일행의 대낮 술판이 비판받는 이유다.
특히 김 군수는 뒤늦은 5일 사과문을 냈지만, 변명으로 일관한 진정성 없는 사과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 군수는 사과문에서 “올해 1월 1일 새해 연휴 첫날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여 다음날 1월 2일(토) 살처분 및 잔존물 처리 등 긴급하게 방역조치를 취하고, 현장상황 점검 후 새해 연휴에도 쉬지 못하는 가축방역담당 부서 직원들이 안쓰러워 늦은 점심이라도 같이 하고자 마련한 자리였다”고 밝혔다.
“더구나 가축방역담당 부서는 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브루셀라 등 여러 가지 가축전염병으로 인해 최근 몇 년 동안 방역비상체계를 유지해 오고 있어 관리자로서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모든 것이 고생하는 직원들을 위함이었다고 항변했다.
김 군수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사려 깊지 못한 행동에 대해서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마지못한 사과로 마무리했다.
김 군수의 사과문에는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에 대한 국민에 대한 사과’는 물론, ‘코로나19’라는 단어조차 등장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행위에 대한 어떤 책임있는 발언도 하지 않은 채 ‘고생하는 공무원들’ 핑계로 일관했다.
사과문이 발표되자 곳곳에서 김 군수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양계 농민은 “자식처럼 키운 닭을 살처분하는 가슴아픈 현장을 보고 와서 하는 짓이 고작 대낮부터 술판을 벌인 것이었냐”며 “농민의 마음을 조금만이라도 헤아렸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또 다른 주민은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고생하는 많은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도저히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남도는 연말연시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현장 방역수칙 이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단속한다면서, 방역수칙 위반 시 무관용 원칙을 적용, 적발 즉시 고발 및 과태료 부과 등 엄중한 행정조치를 단행할 방침이라고 밝힌바 있어 이번 김산 무안군수 일행의 행위에 어떤 조치를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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