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얀바에서 발생한 군부쿠데타로 현지에 진출한 신한·국민·농협·기업은행 등은 현재 영업활동을 포함한 모든 대외활동이 중단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지에서 약탈과 방화 등이 계속 일어나고 있어 주재원 안전을 위해 대외활동을 중단한 상태”라며 “가급적 재택근무로 전환했고 본부의 경우 필수인력 위주로 안전을 우선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미얀마 군부 비상사태 선포로 어제부터 임시휴업에 들어가며, 현지 직원과 지속적으로 연락하면서 직원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며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직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금융권은 미얀마 시장에 대해 ‘제2의 베트남’으로 잠재성장성이 높은 곳으로 평가해왔다. 미얀마 시장은 ▲태국과 베트남 보다 큰 국토면적에 5500만명이 넘는 인구수 ▲미개척시장 가능성 ▲풍부한 천연자원 ▲저임금 노동력 등을 갖춘 곳이다. 현재 은행과 보험, 여신금융사 등을 포함해 총 24개 금융사가 미얀마에 진출했다.
하지만 군부세력의 쿠데타는 큰 변수로 작용한다. 단순한 정치적 혼란 외에도 사회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미얀마는 건국의 영웅 아웅산을 중심으로 투쟁한 결과 1945년 제국주의 시대의 식민통치를 종식했으나 이후 군부세력의 쿠데타로 수십년 간 군사독재를 이어간다. 문제는 군부세력은 대외개방을 거부하고 자급자족 형식의 사회주의 정책(사유재산제 폐지, 계획경제 도입)을 고수했다.
미얀마가 대외개방을 시작한 것은 2011년 민선정부로 정권이 이양되면서 부터다. 이후 서방국은 미얀마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하면서 대외개방이 이뤄졌다. 2016년 아웅산 수지 여사가 집권에 성공하면서 미국은 미얀마에 대한 전면적 경제제재를 해제하고 본격적인 경제개방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 내 정치 상황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빗장 푸는 미얀마, 투자 기회의 허와 실’에서는 “(미얀마 투자의) 가장 큰 장애요인은 신뢰의 문제”라며 “아직도 군부의 장악력이 강한 민간정부에서 경제개혁을 시작했지만 지속성 여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남아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미얀마가 고립정책으로 회귀할 경우 서구권의 경제 제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에 따르면 유엔은 2일(이하 현지시간) 긴급 안전보장이사회를 열어 미얀마 쿠데타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를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며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편 이번 쿠데타로 인해 지난달 미얀마에서 개점식을 연 KB국민은행은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외국계은행 최초로 현지법인 라이센스를 취득해 현지 법인(KB미얀마은행)을 설립해 지난 1월 27일 개점식을 가졌다.
KB국민은행은 현지 법인을 통해 주택금융, 디지털금융, 기업금융, 인프라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발생한 정치경제적 악재로 당분간 사업 추진이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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