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이 10조8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지주는 전년 대비 30.2% 감소한 1조3070억원을 기록했으나 나머지 3대 금융지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KB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은 3조4552억원으로 전년(3조3118억원) 대비 4.3% 증가했다. 신한금융도 지난해 순이익을 3조4146억원을 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하나금융도 코로나19 충격에도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2조63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호조 때문이다. 오히려 주력 계열사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7조7493억원으로 전년(8조4131억원) 대비 7.9% 감소했다. 이는 주요 시중은행(4대 은행)이 지난해 총 2조892억원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서다.
올해 금융지주의 영업환경도 우호적인 편은 아니다. 우선 저금리 기조로 인해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 순이자마진은 1.51%로 전년 대비 0.16%p, 신한은행(1.34%) 0.12%p, 하나은행(1.28%) 013%p, 우리은행(1.29%)은 0.08%p 하락했다. 국내은행들의 수익 가운데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0%가 넘는 반면 비이자이익은 15%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한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과도한 유동성 공급도 부메랑이 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대된 유동성 공급과 이자상환 유예조치 등으로 잠재돼 있던 리스크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지불 유예를 신청한 이자 규모는 1570억원(1만3000건)에 달한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코로나19 지원 대출의 금리 평균(2∼3%)을 가정한다면 상환이 어려운 원금은 3조8000억원 수준이다.
실물과 주식시장의 괴리도 리스크 요인 가운데 하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증시가 호황이긴 하나 만약 변동성 장세가 있을 경우에는 개인투자자 뿐만 아니라 증권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최근 증시는 경제성장과는 무관하게 유동성의 힘만으로 급등했다”며 “실물경제와 괴리가 지나치게 심화된 현 증시는 견고하다고 보기 어려워 언제 급락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이어 “최근 증권사 수수료수익 비중은 전체의 50~60%대로 확대됐다”며 “아직은 유동성 파티가 진행 중이지만 실물경제와 괴리된 금융시장 변동성은 올해 증권사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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