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줬다. 이같은 ICT의 결정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30여 년간 수십 조원을 투자해 쌓아온 지식재산권을 보호받게 됐다”며 환영의 입장을 내비쳤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ITC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신청한 영업비밀 침해 사건에서 LG 측 주장을 인정하는 최종 심결(determination)을 내렸다. 이같은 판결에 따라 ITC는 SK 측에 대해 일부 리튬이온배터리의 수입을 10년간 금지하는 제한적인 배제 명령을 내렸다.
다만 ITC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업체인 포드에게는 4년간, 폭스바겐에게는 2년간의 수입을 허용하고, 또한 이미 판매 중인 기아 전기차용 배터리 수리 및 교체를 위한 전지 제품의 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번 소송전은 지난 2019년 4월 경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용 배터리로 활용되는 2차전지 기술 영업비밀을 SK이노베이션이 빼돌렸다며 ICT에 조사를 신청한 결과가 최종 발표된 것이다. ITC는 지난해 2월 예비 심결에서 SK이노베이션에 대해 LG 측의 배터리 기술을 빼낸 증거를 인멸했다는 이유 등으로 ‘조기 패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ICT는 미국 내 불공정 무역 행위에 대한 조사와 규제를 수행하는 대통령 직속 연방 준사법기관이다. 행정기관으로서 미국 내 수입, 특허 침해 사안을 판정하고 수입금지 명령을 통해 미국 내 제품 공급을 차단할 수 있다.
이같은 ICT의 판정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판결은 SK이노베이션의 기술 탈취 행위가 명백히 입증된 결과이자,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소송이 사업 및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당연히 취해야 할 법적 조치로써 30여 년간 수십조원의 투자로 쌓아온 지식재산권을 법적으로 정당하게 보호받게 되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판결로 배터리 산업에 있어 특허뿐만 아니라 영업비밀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 인식되었으며, 향후 글로벌 경쟁사들로부터 있을 수 있는 인력 및 기술 탈취 행태에 제동을 걸어 국내 배터리 업체의 기술력이 보호받고 인정받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 전체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은 ITC의 최종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에 부합하는 제안으로 하루 빨리 소송을 마무리하는데 적극 나서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판결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유감을 표명했다. ITC의 결정은 아쉽지만 남은 절차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ITC 결정은 소송의 쟁점인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실질적으로 밝히지 못한 것이어서 아쉽다”며 “다만, SK이노베이션 고객 보호를 위해 포드와 폭스바겐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도록 유예 기간을 둔 것은 다행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미국내 배터리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앞으로 남은 절차를 통해 안전성 높은 품질의 SK배터리와 미국 조지아 공장이 미국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중인 친환경 자동차 산업에 필수적이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수 천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 등 공공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전할 계획이고, 나아가 결정에서 주어진 유예기간 중에 그 후에도 고객들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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