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물가가 상승할 경우 금리 인상 압박으로 이어진다. 물가가 높아지면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을 통해 긴축통화 정책으로 대응하기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은 제한적이라고 말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본격화 될 경우 자산시장(부동산·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연준(Fed)를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은 이 같은 가능성을 일축했으나 여전히 시장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실제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금리 상승 압박 가능성으로 변동성이 커졌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각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및 확장적 재정정책의 영향 등이 금융시장에 반영되면서 주요국의 금융시장기반 기대인플레이션 지표인 10년물 기준이 올해 들어 2%를 웃도는 수준으로 높아졌다.
시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경기회복이 인플레이션을 압박할 수 있고, 이는 결국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증시 시총(시가총액) 최상위권 기업인 애플(-9.12%), 마이크로소프트 (-3.26%), 아마존 (-5.48%), 알파벳 (-2.87%), 테슬라 (-12.87%) 등이 지난 한달 간 일제히 주가가 하락했다.
국내에서도 물가 인상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달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급격한 인플레이션 상승은 제한적이지만 경제활동 정상화와 함께 억눌린 수요의 분출과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은 예상 보다 인플레이션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시장의 예상대로 인플레이션 상승과 금리 인상이 이어진다면 자산시장(주택시장·증시)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다. 실제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그만큼 기존 대출자 부담을 확대시킬 수 있다. 2월 기준 시중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1003조1000억원)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733조3000억원에 달한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수준이 높아지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상승이 가계의 상환 부담을 가중시키고 또한 가구의 연체 가능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9~2019 기준 금리 & 서울아파트 가격 매매등락률’에 따르면 장기적인 흐름에서 기준금리와 주택매매지수는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현재 부동산 시장 상승세는 저금리와 유동성 공급으로 인한 것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리스크도 함께 동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토연구원 이태리 부연구위원은 “글로벌 주택가격 상승 원인은 저금리 기조, 유동성 증가, 주택공급 부족 등이 있으나 낮은 금리와 유동성 증가는 공통적인 주요 요인”이라며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증가로 가계부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금융권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현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금융 소비자의 위험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현재 시장의 우려는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플레 우려는 투자자들이 걱정하는 단골 메뉴였다”며 “그러나 지난 30년 간 물가와 금리는 줄곧 하락추세였고, 코로나19 위기 이후에도 마찬가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들의 성장률은 아직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인플레 걱정은 기우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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