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 특파원인 포피 맥퍼슨은 24일 소식통을 인용해 “아세안 정상들은 몇가지 사항에 대해 합의했다”고 전했다. 합의된 사항은 ▲폭력 종식 ▲대화 시작 ▲인도적 지원 ▲특사 파견 등이다. 애초 정치범 석방도 합의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종 합의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오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렸다. 미얀마 군부의 책임자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비롯해 아세안 10개국 정상 또는 외교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아세안 회원국들은 이번 초청이 흘라잉 최고 사령관을 정부 수장으로 인정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가 필요해 부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회의를 마친 후 “정상들이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합의를 이뤘다”면서 “미얀마 내부 모든 당사자와 협력을 위한 아세안 특사를 임명하고, 인도적 지원을 위한 창구 개방, 모든 정치범 석방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우리 얘기를 잘 들었다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면서 “그는 아세안이 건설적 역할을 하는 것, 아세안 특사의 방문 또는 인도적 지원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아세안과 건설적으로 협력하길 원한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SNS를 통해 본 미얀마 여론은 회의적이다. 미얀마 네티즌 등은 합의 소식에 대해 “회의에서는 ‘그렇다’고 하겠지만 실제로는 같은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흘라잉을 믿지 않는다” “이것은 중국의 대본대로다. 누가 대화에 참여하는 것이냐. 800여명의 사망자에 대해서는 누가 책임을 지느냐” “군부는 오늘도 직접 총격을 가해 평화로운 시위자들을 죽였다. 공습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아웅 산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족민주연맹(NLD)이 총선에서 압승했다. 그러나 군부는 총선 결과에 불복, 지난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에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며 곳곳에서 민주화 시위를 벌였다. 군부는 실탄을 발포하며 시위대 진압에 나섰다.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23일 기준 745명의 시민이 군부에 의해 살해됐고 3371명이 구금됐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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