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공식 사과로 진화에 나섰지만 대구시 백신 논란의 후폭풍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 9일(한국시간) 영국 BBC 방송은 ‘한국의 시장이 백신 사기를 당한 것에 사과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홈페이지 첫 화면에 올렸다.
BBC 방송은 기사를 통해 “한국의 한 시장이 백신 사기를 당할 뻔한 것과 관련해 공개 사과했다”고 전했다.
이어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달 해외 업체를 통해 3000만 명분의 화이자 백신을 3주 안에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정부는 화이자가 제3의 단체를 통해 백신을 공급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날 미국의 AP통신에도 ‘백신 3000만개를 확보했다고 자랑하던 한국의 시장이 사기란 사실을 알고 공개 사과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AP통신은 “권영진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두고 ‘무능한 정부, 개념 없는 정치, 비겁한 전문가들’이라고 비판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자신이 부끄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4일 일본의 한류 전문 매체 와우코리아도 대구시가 자체적으로 추진한 백신 도입과 관련해 “사기 의혹을 받고 있다”고 전했고, 3일에는 대만 민영방송인 민시 TV(FTV)가 권영진 시장이 화이자 백신 도입 추진을 발표하는 내용을 내보내며 “사기를 당한 것 같다. 대만도 백신이 부족하지만 이런 일이 있어선 곤란하다”고 보도했다.
앞서 대구시는 의료기관협의체인 메디시티대구협의회를 통해 3000만 명분 화이자 백신 구매를 추진하고 관련 내용을 보건복지부에 전달했지만, 복지부는 “진위가 의심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화이자 측도 “이번 거래는 불법으로 의심된다. 필요하다면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권영진 시장이 “이번 논란의 모든 잘못과 책임은 전적으로 대구시장인 저에게 있다”며 공식 사과했다.
대구시민과 네티즌들은 “기사 제목이 ‘대한민국 시장’으로 나오니 이건 정말 나라 망신이 돼버렸다”, “월클시장(월드클래스 시장) 인정”, “BBC까지 진출한 유명인사, 그러나 부끄러운 건 왜 우리의 몫인가”, “우리 시장님 사기 아니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SCAM’이라고 제목 뽑는 거 보소”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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