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정부와 여당이 지난달 29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33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하기로 합의하고 ‘5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확정했다. 이번 재난지원금은 소득기준 상위 20%를 제외한 하위 80%에게 지급한다. 여기에 신용카드 캐시백을 병행해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동일한 수준의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다만 여전히 모두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내수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연구기관들과 소상공인들은 ‘보편 지급보다 선별 지급이 효과가 높다’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2차 추경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코로나 피해 지원 3종 패키지’를 추경안에 담기로 했다. 패키지에는 ▲소상공인 피해 지원 ▲소득 하위 80% 가구 국민 지원금 ▲상생소비지원금(신용카드 캐시백) 등의 방안이 담겨있다.
당초 정부와 여당은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을 두고 의견이 갈렸지만 선별 지원하는 방향으로 합의했다. 다만 상위 20%를 제외한 만큼 차상위 계층, 기초수급자, 한 부모 가족 등 저소득층에게 추가 지원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5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보편 지급’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최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선별과 보편 문제 아니라 배제, 차별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도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은 전국민에게 하는 게 맞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보다 선별 지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지난해 5월 지급된 1차 재난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를 분석한 결과 26~36% 수준에 그친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지난해 3~4월 한·미·일 재난지원금의 경제적 효과를 비교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피해 계층과 저소득층의 한계소비성향(추가로 발생한 소득 중 소비되는 금액의 비율)이 높아 보편지원보다 선별지원이 효과적이라고 진단했다.
소상공인들 역시 전국민 지급으로 인한 체감이 크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영등포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안 모씨(65세)는 “1차 재난지원금부터 4차 재난지원금까지 받아봤지만, 그간 매출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며 “전통시장이나 숙박업 등의 일부 서비스업에게는 효과가 있었다지만 나처럼 일반 음식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에게는 동일했다”고 설명했다.
한경원 이태규 연구위원은 “지난해 5월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1차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약 1년이 넘어갔고, 국내외 많은 경제 연구기관들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지원금보다 선별 지급이 효과가 많다는 것을 분석한 자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편 지급에 매달리는 것은 정치적 판단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 채무가 위험한 수준을 넘은 만큼 중요한 것은 지원금이 필요한 사람에게, 알맞게 지급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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