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그간 금융당국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에 대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와 함께 위기대응 과정에서 누적된 후유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성수 위원장은 6일 을지로 은행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금융정책 평가 심포지엄’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코로나19) 위기대응 과정에서 누적된 후유증들을 섬세하게 치유해나가야 한다”며 “가파르게 증가한 민간부채, 빠르게 상승한 자산가격과 경제부문간 회복속도의 격차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은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효과적인 방역조치로 확진자 증가세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됐다”며 “코로나19 위기 대응에도 이러한 기조를 견지하고자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규모 지진 이후 여진이 이어지는 것처럼, 역사적으로 대형 금융위기 이후에는 '위기의 여진'이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했다”며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는 러시아 위기를 촉발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유럽 재정위기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은 위원장은 “무엇보다 위기대응 과정에서 가파르게 증가한 민간부채, 빠르게 상승한 자산가격은 글로벌 긴축과 맞물려 또 다른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며 “경제부문간 회복속도의 격차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평균지표에 가려진 취약부문의 어려움이 계속되는 만큼 위기 대응 과정에서 누적된 후유증들을 섬세하게 치유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은 위원장은 하반기 이후의 위기 대응 방침도 밝혔다. 그는 “위기대응 금융정책을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며 “가계부채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관계부처와 함께 부동산 투기수요 차단에 주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금리상승 가능성에도 대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은 위원장은 “회복속도가 더딘 취약부문에 대해서는 한층 더 두텁게 지원해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민생 체감경기가 충분히 개선될 때까지 운영하겠다”며 “만기연장·이자상환유예 지원 차주에 대한 촘촘한 지원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취약 개인채무자 재기지원을 올해 12월까지 지속할 예정이며 저신용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기구(SPV) 매입기한을 연말까지로 연장하는 등 기업지원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채권시장안정펀드 등도 시장여건 악화시 재가동하는 등 시장안정 역할을 이어간다.
은 위원장은 “정상화가 단순히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한 걸음 더 나아간 금융을 정립해 나가는 것을 포함한다”며 “그동안 증가해온 유동성이 디지털·그린 뉴딜, 녹색금융, 산업재편 등 신산업 분야에 더 많이 흘러가도록 유도하고 회복속도 격차를 줄인 포용적 기조와 빅테크·핀테크의 혁신흐름을 확산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 스스로 과잉부채와 위험추구행위를 정상화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금리가 올라도 상환능력에 문제가 없는지 재무건전성을 점검하고 정부도 시장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점진적·단계적으로, 그리고 정교하게 정상화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대응 금융정책 평가 심포지엄은 금융위원회·한국금융연구원이 코로나19 위기 전개와 금융정책 추진경과를 짚어보고, 향후 금융정책 대응기조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개최했다.
심포지엄은 윤관석 정무위원장을 비롯해 박종규 금융연구원장, 서울대학교 이인호 교수, 금융당국 관계자 및 금융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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