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델타 변이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한 이스라엘에서 백신을 맞은 중증 환자 증가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보건당국은 코로나19 백신의 중증 예방 효능 저하를 이유로 조만간 고령자에 대한 3차 접종(부스터샷)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2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현지시간) 예루살렘 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건부의 최고 행정 책임자인 나흐만 아쉬는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중증 감염 예방력의 현저한 저하가 우려된다"며 "(중증 환자) 수에 비추어 볼 때 세 번째 백신도 투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일 62명에 불과했던 이스라엘의 코로나19 중증 환자 수는 일주일 만에 138명(26일 기준)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중증 환자의 70%가량은 2회차까지 백신을 접종한 고령자 또는 기저질환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보건부 자문위원회에 참가하는 대부분의 전문가도 고령자에 대한 3차 접종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스터샷 최종 결정은 몇 주 안에 이뤄질 예정이다. 아직 3차 접종 대상 연령대 등 구체적인 실행 기준은 구체화하지 않았다.
전체 인구(약 930만 명)의 61%에 달하는 576만여 명이 1차 접종, 57% 이상인 532만여 명이 2차 접종까지 마친 이스라엘에서는 지난달 중순 당국이 모든 방역 조치를 해제한 상태에서 델타 변이를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했다.
26일 기준 신규 확진자는 2112명으로 집계됐고, 전체 검사수 대비 확진율도 2.3%까지 치솟았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1.33이다.
다만, 신규 확진자 증가세 속에서도 한동안 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에는 한동안 큰 변동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백신 접종의 영향으로 봤지만, 접종자의 중증 돌파 감염 사례가 늘면서 백신의 중증 감염 예방효능도 떨어진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졌다.
지난 22일 발표된 이스라엘 보건부 자료에 따르면 델타 변이 확산세 속에 화이자 백신의 코로나19 감염 예방 효능은 39%로 떨어졌다.
중증 예방 효능은 91%로 높게 유지됐지만, 그보다 2주 앞서 발표된 중증 예방 효능 93%보다는 낮아졌다.
한편, 이스라엘은 최근 전 세계에서 최초로 장기이식 환자 등 면역력이 저하된 고령자에게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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