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으로 해외여행에 제한이 사라지고 있지만, 증가한 여행 수요와 유류비 인상으로 항공권 가격이 폭등하면서 2030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휴가를 포기하는 ‘방콕족’이 늘고 있다. 코로나 이전보다 많게는 두 배 이상 비싸진 항공권 가격을 감당하느니 차라리 휴가를 미루거나 집에서 보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중 여름휴가만 바라보고 열심히 일했던 2030 직장인에게 있어 여름휴가를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올 여름 휴가를 어떻게 보내야할 지 고민하고 있는 젊은 직장인들은 어떤 휴가 계획을 세우고 있을까?
◇ 여름 성수기를 피해라…비성수기 적극 활용
코로나19로 축소됐던 인천국제공항의 국제선 운항이 8일 정상화하면서 항공업계도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 게다가 이날부터 인천공항 도착편수 제한(슬롯 제한)과 비행금지시간(커퓨) 등 국제선 증편 주요 규제들이 해제됐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도 해외에서 한국으로 입국할 때 7일간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이에 따라 백신 접종 여부, 내외국인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해외 입국자 격리 의무가 사라진다. 정부가 올해 말까지 국제선 운항을 코로나19 발생 이전 5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복원하기로 하면서 올 여름 휴가를 해외에서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행 수요가 폭증하면서 여름 휴가철 항공료가 치솟고 있다. 9일 기준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7월 인천~괌 노선 4인 가족(대인 2인, 소인 2인) 기준으로 검색하면 왕복 약 347만원이 든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동일한 기준으로 약 150만~280만원 정도였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할 때 항공료가 2배 이상 올랐다. 숙박비도 마찬가지다. 스페인 통계청에 따르면 5성급 호텔의 하루 평균 숙박비는 약 226.5유로(약 30만5000원)로 작년과 비교해 23% 상승했다. 2성급 등 저렴한 호텔들의 하루 평균 숙박비 역시 40%가량 오른 66유로(약 8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여름휴가를 보내는 7~8월 보다는 이보다 이른 6월이나 9월 이후로 휴가를 미루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국토교통부가 여름 휴가철인 7~8월 정기 항공편의 운항 허가를 얼마나 내줄지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항공사들이 특가 상품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의 국제선 단계적 복원 방침에 따라 7~8월 정기 항공편 운항이 지금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향후 항공권 인하 가능성도 있다. 만약 우크라이나 사태가 그 사이 끝나 국제 유가가 하향 안정세로 돌아선다면 유류할증료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 여름휴가 아닌 겨울휴가는 어때?
여름휴가가 아닌 겨울 여행 계획을 세우는 2030대 직장인들도 하나둘 늘고 있다. 직장인 김모(30)씨는 “이번 여름은 연차와 돈 모두 아끼면서 집에서 보내고 대신 겨울에 따뜻한 동남아를 가기로 여행을 미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고모(35)씨도 “일단 이번 여름은 경기도나 강원도 쪽으로 짧게 다녀온 뒤 겨울에 미국 뉴욕으로 떠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똑똑한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미 겨울 항공권도 빠르게 소진 중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벌써부터 겨울 항공권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가격이 싼 항공권은 거의 다 소진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 국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최대 5만원 지원하는 ‘숙박대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숙박대전 2022’을 활용하면 국내 숙박비를 최대 5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이번 행사에는 11번가·야놀자·여기어때·인터파크·위메프·티몬·웹투어 등 23개사 24개 채널의 온라인 여행사가 참여한다. 이들 24개 여행사로 국내 숙박을 예약하면 8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특별 할인쿠폰(5만원)을 받을 수 있다. 참여 지자체는 대전을 비롯한 강원·경기·경북·대구·부산·세종·인천 등 총 8개다.
위메프 관계자는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국내 주요 여행지 숙소 예약이 빠르게 마감되고 있다”라며 “국내 여행지 추천은 물론 빠르고 저렴하게 여름휴가를 준비할 수 있는 혜택을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