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재정에도 ‘주민 숙원’에 떠밀린 해당 시‧군으로서는 전남도의 50% 부담 외에 선택할 수 있는 뾰족한 대안이 없어, 전남도의 ‘얌체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에 전남도가 추진하는 사업은 여수 월호도와 금오도, 완도 소안도와 구도, 진도 의신면과 접도, 신안 장산도와 자라도를 잇는 지방도 연도(連島)교량 4개소다. 총사업비는 약 5280억 원이다.
전남도는 해상교량의 경우 섬 주민의 숙원이지만 대규모 사업비가 투입돼 조속한 개설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지만, 해당 시‧군에서는 전남도가 관리청인 도로 개설을 위해 시‧군이 절반의 재정을 부담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국도 승격이나 도로법 개정을 통한 국비 지원’보다, ‘주민 숙원’이라는 일선 시‧군의 절실함을 이용한 재정부담 떠넘기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국도 개설사업 중 조기 추진을 위해 전남도가 일부 사업비를 부담한 사례는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과 관련, 김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신안 하의도와 신의를 잇는 연도교 사업이 유일하다.
이처럼 국도 개설에 대한 전남도 재정부담 사례가 희귀함에도 전남도가 50%의 비용을 지자체에 떠넘긴 여수시와 완도군, 진도군, 신안군의 재정자립도는 지난해 기준 27.6%, 6%, 9%, 6.4%에 그친다. 지난해 재정자립도 전국 평균은 43.6%로 전국 평균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지역이다.
한편 전남지역 지방도 해상교량은 총 24개소다. 현재 10개소가 공용중이고, 추진 예정인 4개 해상교량을 제외한 10개소가 장래 계획 중이다.
현재 미개설 해상교량 14개소(총연장 26.5㎞)에 소요되는 사업비는 2조 6000억 원이다.
전남도는 지방도 사업 중 대규모 예산 투입이 필요한 연륙‧연도교는 국도 승격과 함께 ‘도로법’ 개정을 통한 국비 지원을 국회와 정부에 지속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