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는 도내에 거주하면서 구직을 희망하는 경력단절 여성을 위해 취업 준비를 위한 도서 구입, 취업 관련 자격증 강좌 수강, 면접 준비 비용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1인당 20만 원(1회 한정)을 지원하는 ‘경력단절 여성 경력이음바우처 지원 사업’을 지난해부터 도지사 공약사업으로 시행하고 있다.
2021년 20억 원을 편성했고, 올해는 30억 원으로 50% 증액하면서 1만 5000명에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전남지역 경력단절여성은 3만 5000명, 지난해에는 3만 8000명이었다.
전남도의 계획대로라면 전남지역 경력단절여성의 절반 가까이를 지원하는 셈이 된다.
하지만 전남도는 내년 예산을 2억 원으로 대폭 감액 편성했다.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대상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난해 사업 설계 당시 구직자가 3만 명 선이었고, 3분의 1을 지원한다는 계획이었는데, 구직 신청자 대부분이 여성농업인이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또 “여성농업 행복바우처가 매년 20만 원씩 지원되지만, 경력이음바우처는 평생 1회만 지원되고 중복지원이 되지 않아 대상자가 적었고, 한 번 지원받은 여성은 대상에서 제외돼 매년 지원 숫자가 줄 것으로 본다”며, 지급 액수를 현행 2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대폭 늘려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설계에서부터 수요조사까지 치밀하지 못한 계획이 부른 결과다.
도입 첫해인 지난해 20억 원의 예산을 세우고 1만 명의 경력단절 여성에게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예산 집행액은 1억 3300만 원으로 6.6%에 그쳤다. 지원 대상이 660여명에 머문 것이다.
결국 관련 예산 중 집행하지 못한 18억 6700만 원은 불용 처리됐다.
그럼에도 전남도는 지원 확대를 위한 뚜렷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올해 사업비를 오히려 10억 원 늘려 30억 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올해 역시 지난달 말 기준 집행액은 9100만 원으로 3.3%의 집행률에 머물고 있다. 대상을 1만 5000명으로 늘려 잡았지만 450명 대 지원에 그친 것이다. 11월과 12월 추가 지원을 한다 해도 3개월간 시행됐던 지난해보다 저조한 실적이 전망되면서, 올해 사업비 역시 불용처리 규모가 28억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김영록 지사가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기회 제공을 위해 공약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정확한 수요 예측과 적극적인 지원대책 마련도 없이 강행하면서 실패작으로 남겨지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다.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