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11시25분기준 SK하이닉스는 전거래일보다 600원(0.73%) 내린 8만1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부진으로 올해 3분기(7~9월) 실적 악화를 겪은 SK하이닉스가 4분기(10~12월)에도 실적 개선에 실패할 것으로 예상된다. D램 등 메모리반도체 제품 가격 하락세가 지속하는 영향이다. 각국의 금리 인상과 경제 위기 가능성 등의 영향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줄었다. 메모리 업체들은 제품 수요가 부진하자 재고 소진을 위해 판매가격을 낮추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반도체 대형주 위주로 순매도하고 있다. 4분기 적자 전망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각각 순매도 1위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를 3976억1327만원, 삼성전자를 3034억8792만원 팔아치웠다.
증권사들도 SK하이닉스가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NH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 메모리 업계 전반이 투자 축소·감산으로 적극적인 공급 조절에 나선 만큼 내년 하반기부터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1만7000원을 유지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예상 실적은 매출액 8조8000억원과 영업손실 8000억원으로 전망한다”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20% 감소한 것이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고 했다.
도 연구원은 “매크로 악화로 인한 IT 세트 판매, 데이터 센터 투자 부진이 심화한 영향”이라며 “업황 부진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영업손실은 내년 1분기 1조4000억원, 2분기 1조3000억원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메모리 업황 반전은 내년 2분기부터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메모리 업체들이 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생산을 조절하고 신규 생산능력(CAPA) 투자를 줄이는 중이어서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설비투자액(CAPEX)를 전년(17조4700억원) 대비 50% 줄이고 디램과 낸드 모두 레거시 제품 위주로 감산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론과 키옥시아도 내년 전년 대비 50% 수준으로 투자를 줄이고 각각 20%, 30% 규모로 감산을 진행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내년 업계 전체 출하량 증가폭은 디램 기준 9% 불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는 재고를 포함한 수치로 생산량 기준으로는 역사상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연말이 지나면 SK하이닉스 주가가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도 연구원은 “공급 감소는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집중될 전망이다. 줄어드는 공급은 내년 하반기 예상되는 스마트폰과 하이퍼스케일러의 데이터센터 투자 회복과 맞물려 2023년 하반기 실적 개선 및 2024년 18조6000억원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영업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하향하면서도 “현시점을 기점으로 상승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올 연말 SK하이닉스의 공급 조절 또는 감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며, 이 이후 내년 1분기 중 업황 개선 시그널이 목격되고 주가 역시 이에 화답하며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