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이 ‘인도·태평양 민주주의’ 위해 외친 한마디

尹대통령이 ‘인도·태평양 민주주의’ 위해 외친 한마디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지역회의 환영사
“민주주의는 공동체의 의사결정 시스템”
“민주주의 증진 위해 1억불 협력 사업 추진”

기사승인 2023-03-30 10:04:49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인도·태평양 지역회의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패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이다. 인태 민주주의를 위해 향후 3년간 1억 불 규모의 개발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지역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법에 기초한 성역 없는 수사와 엄정한 처벌은 부패 대응의 기초라고 강조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민주주의 증진을 위해 투명·반부패 등 분야에서 3년간 1억 달러 규모의 협력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 정부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을 대표해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인태지역 회의를 개최했다. 지역회의는 5개의 공동주최국이 담당하는 지역에서 민주주의와 관련된 특정 의제를 지정해서 열리는 장관급 회의다. 이날 지역 회의 주제는 ‘반부패’였다.

윤 대통령은 환영사를 통해 “공동체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왜곡하는 것이 부패며, 부패는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정 집단과 세력이 주도하는 허위정보 유포와 그에 기반한 선동, 폭력과 협박, 은밀하고 사기적인 지대추구 행위, 이런 것들이 바로 민주주의라는 공동체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왜곡하고 무력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유·인권 등 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법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공동체의 의사결정 시스템이고, 또 법치는 사람의 지배가 아닌 법의 지배로서 공동체 구성원의 자유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형사사법 디지털 시스템 구축 등 한국 정부가 힘써온 부패 대응 강화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법에 기초한 성역 없는 수사와 엄정한 처벌은 부패 대응의 기초”라며 “사회 각 분야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은 부패를 제거하는 최선의 방책”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인도ㆍ태평양 지역회의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패 대응을 위한 국제적 차원의 공조도 강조했다. 그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여한 국가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며 “모두가 자유, 법치, 인권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왔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유, 인권, 법치, 민주주의라는 보편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이 함께 연대해 초국가적인 부패 범죄에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구체적인 방안도 내놨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자유민주주의와 번영을 일궈내는 데 도움을 준 국제사회에 보답하기 위해 ‘민주주의와 번영을 위한 공동의 비전’(Shared Vision for Democracy and Prosperity)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지원을 필요로 하는 인도-태평양지역 국가에게 전자정부, 디지털, 기술 역량 강화, 투명성, 반부패 등 민주주의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에서 향후 3년간 1억 불 규모의 개발협력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증진’ 프로그램을 추진해 인태지역 청년들이 자유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새로운 청사진이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무엇보다 이번 회의는 지정학적으로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 인태지역 국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민주주의 수호 의지를 재확인하고 이정표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평가하며 “인태지역 회의에서 모인 통찰과 지혜가 역내 국가의 반부패와 민주주의 증진을 촉진하는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본회의 제1세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민주주의 진영이 직면한 위기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자 지난 2021년 미국 주도로 처음 열렸다. 올해 2차 회의는 미국과 한국(인태), 잠비아(아프리카), 네덜란드(유럽), 코스타리카(중남미) 등 5개국이 지역별 대표로 함께 주최한다.

한국이 지난해 말 독자적 인태 전략을 발표한 이후 이 지역을 대상으로 한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이번 행사 공동 주최로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한국의 기여 의지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의 인태 전략 추진에도 긍정적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박진 외교장관이 개회사를 하고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이노공 법무부 차관, 라자 쿠마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의장, 2021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 등이 참석한다.

회의는 △ 반부패를 위한 국제 협력 △ 반부패 활동에 있어 비정부 관계자의 참여 △ 기술과 반부패 △ 금융 투명성과 청렴 등 4개의 세부 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인태 지역 정부 관계자, 반부패 관련 국제기구·시민사회 인사들이 논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앞서 120여 개국 정상들이 전날 화상으로 모여 진행한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화두는  ‘강력한 연대’였다. 미국 등 5개국과 공동 개최국 자격으로 참여한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민주주의를 확고히 지키기 위한 연대를 강력히 지지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조진수·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조진수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조진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