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전선 DMZ는 향로봉~고성재~삼재령~무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중심축으로 비무장지대를 관통한다.
남북 DMZ에는 비슷한 높이의 두 개의 높은 산이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삼재령을 마주보고 있다.
북한의 금강산이 시작되는 무산(1320m)과 남한에서 민간인이 접근할 수 있는 백두대간의 최북단 산인 향로봉(1296m)이다.
무산과 향로봉의 거리는 삼재령으로부터 각각 약 9km이다. 산 능선을 따라 종주하면 걸어서 5시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이다.
또 두 산의 바로 앞에서는 마치 전초병처럼 비슷한 높이로 남한의 1052고지(1052m)와 북한의 오가덕산(950m)이 버티고 있다.
삼재령으로부터 5km 거리에 있는 북한 오가덕산은 민간인이 오갈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1052고지는 사전 허가를 받으면 군인의 안내를 받아 오를 수가 있다.
1052고지에서 계속 북상하면 삼재령을 거쳐 오가덕산이 나오는데 이 구간 양옆으로 남북의 접경 4개군이 있다.
삼재령 이북의 북한지역은 남한과 다르게 골짜기마다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 남한의 60~70년대의 산골 마을들을 연상하면 된다.
북한 금강군에는 1700여㎢에 5만4000여 명(2008년)이 살고 있다. 마주한 남한의 인제군 1650㎢에 3만3000명(2023년 현재)이 사는 것과 비교된다.
내금강 지역인 북한 금강군의 경우 금강산 공원지구와 창도군에서 2000년 11월 금강군으로 편입된 금강산댐으로 수몰된 인근 지역을 제외한 골짜기마다 사람이 살고 있다.
북한 고성군에는 858.6㎢에 6만1000명(2008년) 정도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남한 고성군은 660.71㎢ 면적에 2만7353명(2023년)이 거주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북한 고성군 지역 역시 군 서부지역의 금강산 공원 지역을 제외한 골짜기 곳곳에 사람이 살고 있다.
삼재령을 경계의 꼭지점으로 한 이곳 남북한 경계 4개 시군에 있는 네 개 마을은 남북한의 접경의 최남단, 최북단지역이다.
북한의 이포리 남쪽 지역은 1052고지에서 관측이 가능한 곳으로 사람이 거주하는 마을이 보인다. 그러나 남북한 세 마을은 70년간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다.
남북 관계가 좋아져 백두대간 산 능선을 따라 DMZ의 삼재령을 통과할 수 있다면 좌우에서 만날 수 있는 마을들이다
남한1052고지에서 을지하늘길을 따라 북쪽으로 가면 2.5km 거리에 을지삼거리가 나온다. 남방한계선이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남강의 지류인 사천천이 나오는데 고성군 수동면 상원리이다.
건봉산 아래 고진동 계곡을 흘러 남강 본류에서 북한지역 상류쪽으로 신탄리, 하류방향으로 고미성리와 마주한다.
삼재령을 넘어서는 남북한을 걸쳐 있는 신탄리에 이어 남강의 본류를 접하는 DMZ 남쪽의 두 번째 마을이다.
그리고 을지삼거리에서 왼쪽으로 1km 정도 내려가면 인북천의 지류의 지류를 만날 수 있다. 인제군 가전리이다.
인제군의 비무장지대(DMZ)는 서쪽으로는 서화면 가칠봉에서 동쪽 고성군 접경인 삼재령까지 12.7㎞에 이른다.
이것은 인제군이 숙명처럼 지니는 굴레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인제군의 무한한 성장을 안겨 줄 기틀이기도 하다.
이헌수 남북강원도협력협회 이사장은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지만, 남북한을 걸쳐 있는 삼재령 서쪽의 인북천 장승리와 동쪽의 남강 신탄리는 분단된 동네이기도 하다"며 "백두대간 양옆으로 있는 두 개의 산촌마을을 남과 북이 공동으로 복원해 남북한 주민이 함께 사는 마을을 만드는 소박한 꿈을 꾸고 싶다"고 말했다.
인제=한윤식 기자 nssys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