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어닝 쇼크'를 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업계에서는 증권업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다.
17일 메리츠증권은 국내 주요 5개 증권사들의(미래에셋·NH투자·삼성·한국금융지주·키움) 지난해 4분기 순손실이 1496억원을 기록해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트레이딩 손익 개선은 기대된다”면서도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수료 저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해외 상업용 부동산 손상차손 등 대규모 비용 인식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5개 증권사의 지난해 4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466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2.5%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관련 이자수익도 규모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16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8.6% 감소한 가운데, 12월말 신용공여 잔고는 18조4000억원으로 8.8% 줄었기 때문이다.
인수·주선 및 기타 수수료를 합산한 기업금융(IB)부문 관련 수수료 수익도 373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6% 내려갈 예정이다. 전통IB부문은 주식 발행규모, 회사채 발행규모 등 양호한 흐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반면, 부동산금융의 PF 신용공여 규모가 12월말 기준 18조9000억원으로 3분기말 대비 3.6% 감소한 영향이다. 아울러 증권사들의 손실흡수 능력 강화 기조로 부진한 흐름세가 전망된다.
조 연구원은 “현 증권주는 IB부문 우려로 인해 거래대금과의 상관계수가 낮아진 상황”이라며 “이같은 우려는 증권사들의 부진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통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국의 시장원칙에 따른 부동산PF 구조조정 방침을 제시한 만큼, 이로 인한 추가적인 비용 발생도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