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 폐지 소식에 오르던 이마트 주가가 단기 반등에 그쳤다. 자회사 리스크가 대형 악재로 부각되고, 규제 폐지가 실제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기까지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의 영향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이마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35% 감소한 7만5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주가 상승세를 보였으나 이날 하락세로 전환했다.
앞서 이마트 주가는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양일간 6.33% 급등한 7만2200원으로 치솟았다. 정부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공휴일로 설정하도록 한 원칙을 폐기하고, 평일에 휴업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반등했다.
그러나 지난 24일의 하락세로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면서 투자심리 개선이 단기간에 그친 모양새다.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이마트에 산재한 리스크 요소 해결이 우선되야 한다는 증권가의 지적이 제기된 영향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자회사인 신세계건설 리스크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에 따른 충당금 설정이 예상되면서 이마트 본업의 확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자구책을 마련할 경우 최악의 구간은 면할 수 있지만, 연결부채 증가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과 금융비용 증가, 할인점 오프라인 출점을 재개하겠다는 전략이 지연되면서 성장성 확보를 위한 투자가 보류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마트의 주가 부진의 이유는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는 신세계건설 리스크 때문”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사업 부문의 계속되는 적자도 문제다. 지난해 4분기 쓱닷컴의 영업적자는 직전 분기와 유사한 31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오프라인 부문와 물류센터(PP) 물량 축소에 따라 할인점의 기존점 성장률도 2%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스타벅스컴퍼니코리아(SCK) 영업실적 개선도 예상보다 더디다는 게 투자업계 측 분석이다.
결국 구조적 개선 방안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폐지 소식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없다는 진단이다. 본업 집중과 비주력 사업부문에 대한 혁신이 이뤄져야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남 연구원은 “이마트의 사업구조는 현재 소비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돼 생존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며 “비주력 사업부문에 대한 효율적인 개선이 실현되어야 본연의 가치를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제도를 변경하기 위해선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이 필요해 마냥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도 없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동의가 필수적인데, 반대가 거셀 경우 개정 자체가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규제 폐지가 최종 법 개정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며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대형마트의 경쟁력 및 추세적 실적 개선과는 무관한 이슈로 높은 주가 모멘텀을 기대하긴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마트 주가가 근 20년 동안 내리막길을 걸은 점도 투자 유의점으로 부각된다. 지난 2011년 신세계에서 대형 할인점 부문을 분할하며 상장한 이마트는 동년 9월29일 종가 기준 32만4000원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전날 종가인 7만500원과 비교하면 78.89% 급감했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의 손실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