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발렌타인데이도 ‘케이크플레이션’…“최대 두배 이상 올라”

올해 발렌타인데이도 ‘케이크플레이션’…“최대 두배 이상 올라”

기사승인 2024-02-14 14:00:11
롯데 시그니엘 서울이 지난해 판매한 발렌타인 천사의 깃털(왼쪽)과 올해 판매한 러브레터 케이크(오른쪽). 각 6만원, 10만원이다. 롯데호텔

지난해 발렌타인데이에 비해 롯데 시그니엘 서울, 파크하얏트 부산, 조선팰리스 등 특급호텔 케이크 가격이 크게는 두 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 시그니엘은 지난해 발렌타인데이 케이크를 6만 원에 판매했다. 하트 모양의 케이크 위에 날개를 형상화한 초콜릿을 올렸다. 가나슈, 헤이즐넛 시트, 딸기 크림, 딸기 글레이즈드를 사용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크기의 하트 모양 케이크 위에 편지봉투가 올라갔다. 러브레터 케이크가 컨셉이다. 백도 복숭아 무스, 피치 젤리, 딸기 젤리 등을 채워 가볍고 상큼한 맛을 내세웠다. 그러나 가격은 지난해 6만원에 비해 66.7% 상승한 10만 원이다. 가운데를 금박으로 장식해 고급스러움을 더했지만 60%가 넘는 인상률을 납득시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러브레터 케이크는 지난해 출시한 ‘발렌타인 천사의 깃털’과 하트 쉐입만 비슷할뿐 전체 콘셉트와 재료, 데코 모두 완전히 다른 케이크”라며 “지난해에 비해 원재료 가격과 제작에 들이는 품이 모두 늘어나 가격이 인상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짧은 시간 안에 너무 케이크 가격이 너무 오르고 있다고 토로한다. 평소 호텔 케이크를 선호해 자주 구매한다는 유모(30)씨는 “유료 멤버쉽을 구독해 할인을 챙기면서까지 케이크를 샀는데, 최근에는 가격이 너무 올라서 안 사먹게 된다”며 “올해는 케이크 구매 대신 해당 호텔 뷔페를 이용했다”고 전했다. 이어 “맛이나 모양을 조금씩 바꾸었다고는 하지만 가격 차이를 따라가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파크하얏트 부산이 판매하는 케이크와 장미 꽃다발 패키지. 파크하얏트 부산

파크 하얏트 부산은 올해 홀 케이크와 장미 꽃다발 패키지를 13만원에 판매한다. 지난해 파크하얏트 부산이 선보인 오픈 유어 하트 케이크는 6만5000원이었다. 올해의 절반 가격이다. 코코넛 스펀지 케이크 시트에 바나나 퓨레를 섞은 가나슈, 코코넛 그런치, 레몬 바닐라 파인애플 쿨리, 코코넛 화이트 무스 등 선이 굵은 재료들을 이용해 하트 모양의 케이크를 출시했다. 

반면 올해는 별도의 케이크를 제작하지 않았다. 파크하얏트 부산 관계자는 “딸기를 주재료로 만든 케이크가 있기는 하지만 발렌타인데이 컨셉으로 제작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기존에 파티세리에서 판매하던 홀케이크와 조각 케이크를 꽃다발과 함께 구매할 수 있는 발렌타인데이 패키지로 마련한 것이다. 

조선팰리스도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 조선팰리스는 케이크 2종을 출시했다. 초콜릿 스트로베리 잼을 이용한 밸런타인 가든 케이크가 8만5000원, 화이트 슈가로 코팅한 화이트 로즈 하트 케이크가 12만원이었다. 올해는 케이크 5종을 냈다. 3만8000원짜리 파운드케이크를 제외하면 15만원, 12만원, 10만원, 9만8000원이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도 케이크 값이 너무 가파르게 오른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심리학과 교수는 “호텔에서 판매하는 케이크의 가격요인이 물가 상승 때문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며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이 너무 올랐다고 판단되면 공급자에게 충분히 (높은 가격)이 문제라고 항의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소비자가 공급자가 정한 가격에 맥없이 휘둘리면 안된다”고 꼬집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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