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에…증권사 눈높이 ‘10만 전자’ 넘겨

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에…증권사 눈높이 ‘10만 전자’ 넘겨

삼성전자, 4일 주가 8만5300원…3년 만에 성과
올 1분기 잠정 실적, 영업익 6조6000억…지난해 연간 넘어서
증권사 목표주가 ‘10만원’ 이상 올려…“하반기도 실적 개선 전망”

기사승인 2024-04-07 06:00:15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사진=박효상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한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해 기대감은 더욱 증폭되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면서 ‘10만전자’ 도달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월29일 종가 기준 7만3400원에서 이달 5일 8만4500원으로 15.12% 급등했다. 특히 이달 4일 8만5300원에 장을 마감해 지난 2021년 4월7일 종가인 8만5600원 이후 약 3년 만에 8만5000선에 도달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역대 최고가는 2021년 1월 장중 기록한 9만6800원이다.

투자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에 삼성전자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이 2023 회계연도 기준 4분기(6~8월) 실적 발표에서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났고, 고객사 재고가 정상화한 데다 산업 전반의 공급 감소는 수익성 회복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혀 업황 회복 신호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도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2023년) 3월 삼성전자의 감산 합류 이후 2개 분기를 지나면서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 9월부터 DDR4 D램 제품들도 가격 반등을 시작했고, 4분기에 추가 감산을 통해 낸드(NAND) 가격 상승도 전망된다”고 진단한 바 있다. 

업황 회복 신호는 실정 상승 기대를 불러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1개월 추정치 평균 기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5조3881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741.63% 높은 수준이다. 

막상 공개된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는 증권사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어닝 서프라이즈’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 5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잠정)이 6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1%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6조5700억원)을 1개 분기 만에 뛰어넘은 수치다. 

메리츠증권

부문별 영업이익은 공개되지 않았다. 메리츠증권은 삼성전자의 부문별 영업이익(잠정)을 △반도체(DS) 1조6000억원 △디스플레이(SDC) 4000억원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NW) 3조9000억원 △영상디스플레이(DV)·가전 5000억원 △하만 및 기타 2000억원 등으로 추정했다. 메모리 판가 상승에 기반한 DS 실적 개선과 스마트폰 이익 기여가 기대 이상의 영업이익을 창출했다고 본 것이다. 

이같은 호재 소식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에 돌입했다. 다수 증권사가 ‘10만 전자’ 이상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KB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1만원으로 내놨다. 유진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10만7000원, 10만2000원으로 제시했다. 이외에도 유안타·흥국·대신·SK증권 등이 10만원으로 설정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삼성전자 잠정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영업이익 컨센서스 상향 반전이 발생했다”며 “메모리 업체들의 판가 협상력 증대 시도가 계속되는 만큼, 주가 선행지표인 메모리 고정거래가 눈높이는 지속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영업이익은 상반기 대비 대폭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그간 우려 요인으로 작용했던 북미 주요 고객사 향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이 1~2달 내로 개시되리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대만 지진과 양안 관계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실적 개선세를 확대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사로, 글로벌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TSMC는 대만에서 발생한 규모 7.2 강진으로 생산라인에 피해를 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대만 지진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공급망 다변화의 유일한 대안이다. 더불어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에서도 매력적인 파트너로 부각될 전망”이라며 “대만의 단일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고 있고, 삼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모바일과 가전을 통해 AI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는 20억개 하드웨어 생태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08조6000억원, 38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483%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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