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가 실적 개선을 위해 각기 다른 방향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패션 기업들은 실적 개선을 위해 뷰티 라인을 늘리거나 자사 브랜드를 확장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패션업계의 1분기 성적표는 좋지 않았다. 꼼데가르송 등을 수입하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 1분기 매출 5170억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1.7%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해 540억원을 거뒀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패션에서 아쉬운 실적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코스메틱의 선전으로 영업이익이 8.9% 상승했지만, 패션 부문은 지난해 대비 28% 감소한 958억원, 영업이익은 56% 감소한 2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패션업계에서 2분기는 통상 비수기로 분류되어 큰 폭으로 성장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데다 여름옷은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기 때문이다. 이에 패션업계 기업들은 여러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향수와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하고 기존 제품 라인을 강화하는 등 뷰티 사업에 신경 쓰고 있다. 뷰티 상품은 계절성을 타지 않아 재고 관리가 용이하고 경기 흐름 등 리스크가 작다. 의류 제품에 비해 원가 마진율이 높다는 장점도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총 7개 브랜드를 런칭했다. 현재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부문은 바이레도와 딥디크, 로라 메르시에 수입 브랜드 30개, 연작과 저스트 에즈 아이엠 등자체 브랜드 6개를 가지고 있다. 이 중 스킨케어 브랜드 연작과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뽀아레의 1분기 매출은 각각 지난해 동기보다 33%, 63% 늘어났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패션업계가 뷰티 라인을 함께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만, 브랜드를 확대하고 이미지를 굳힐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물산 패션은 뷰티 라인 확대보다는 패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코로나가 극심했던 2020년을 제외하고 2019년부터 꾸준히 패션 브랜드를 확대하고 있다. 수입 브랜드 외에도 자체 브랜드 확장으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설명이다.
현재 삼성물산 패션은 클린 뷰티 편집숍 ‘레이블C’를 제외하면 현재 운영 중인 뷰티 브랜드가 없다. 지난 11일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여성복 브랜드 '앙개(ANGGAE)'를 론칭했다. 앙개는 트렌디한 감성과 여성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컨템포러리 여성복 브랜드다. 최근 여성스러운 스타일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 집중했다.
지난해엔 과거 시점의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스타일인 ‘뉴 클래식’을 콘셉트로 한 여성복 브랜드 ‘디 애퍼처’를 선보였다. 2022년엔 18~29세를 겨냥해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샌드사운드’를, 2021년에는 데일리웨어 브랜드 ‘코텔로’를 론칭했다. 20~30대 여성을 겨냥한 페미닌한 브랜드 외에도 다양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모습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 자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키워 나가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꾸준히 다양한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패션업계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 비해서 브랜드 개수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그 사이에서 수익성을 보존하며 성장세를 보이기가 너무 어려워졌다”며 “패션업계도 화장품이나 향수, 브랜드 확장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실적 개선에 힘쓰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