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북본부 데스크칼럼 <편집자시선>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과 현안들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고 격려할 것은 뜨겁게 격려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주변의 정치적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전라북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지방자치단체 민선 8기가 반환점을 돌았다. 기업 유치를 통해 잘사는 전북을 만들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힌 김관영호는 선전했다는 평가이나 내부에서는 후한 점수가 나오지 않는 것 같다.
김 지사는 취임 초 전북도민 경제 부흥, 농생명 산업 수도, 문화·체육·관광 산업거점 조성, 새만금 도약·균형발전, 도민 행복·희망 교육 등 5대 목표를 내걸고 모두 124개(신규 95개, 계속 29개)의 사업을 제시했다.
지난 2년간 전북특별자치도를 출범시키고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 투자유치 12조 원대 달성,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유치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김 지사는 새만금 국가산단 등에 삼성과 LG, 두산 등 대기업 계열사 6개사를 유치해 당초 공약 목표인 5개를 초과 달성했고 교육발전특구와 기회발전특구 등 2개 특구를 지정받았다.
올해 1분기 기준 2년간 완료된 사업은 124개 중 44개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세부적으로는 이행 완료 7개, 이행 후 계속 추진 37개로 집계됐다. 이행 완료 7개 사업은 전북특별자치도, 대기업 계열사 유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새만금 국제투자진흥지구 지정, 익산시 구도심 도시재생사업 지원, 장애인 종합지원센터 건립, 서해안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 인증 등이다.
김 지사는 리얼미터가 실시한 5월 광역단체장 직무평가에서 2위에 올랐다. 김 지사는 매월 평가에서 고르게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4월 3위에 이어 한 단계 점프한 것으로 긍정평가는 57.0%로 나타났다.
하지만 김 지사의 공약 이행률은 35.5%로 수치로 보면 저조한 실정이다. 주요 현안인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 공공산후조리원 건립 등 정부와 국회에서 조율할 사안들의 진전이 없었고 지난해 새만금 SOC사업 예산 삭감도 공약 이행 걸림돌로 작용했다.
전북의 미래 100년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던 바이오 특화단지 유치에 고배를 마신 것도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전북이 도전한 오가노이드 분야에서는 충북 등 총 6개 지역이 경쟁을 펼쳤으나, 최종 선정된 지역은 한 곳도 없었다. 오가노이드 산업은 아직 상용화 이전의 R&D(연구·개발) 단계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도민과 함께 이뤄낸 성과를 바탕으로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더 활기차게 바꿔가겠다”고 강조했다.
전북을 더 활기차게 하기 위해서는 ‘전주·완주 통합’과 군산·김제·부안을 묶는 ‘새만금특별자치시’가 우선 해결해야 할 화두로 급부상했다.
전북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소지역주의’ 해결과 100만 광역도시권을 만들려면 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갈등이 심화한다면 후유증이 더 클 것임을 명심하고 신중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직도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는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국립의전원법,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공공기관 추가 유치를 위한 혁신도시 시즌2,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 등도 조속히 결과를 내야 한다.
특히 조직 내부의 반목과 갈등으로 절반의 개편에 그치고 있는 인사 문제도 시급하다. 기업 유치 등 경제 분야를 이끌어 갈 핵심부서의 책임자가 공석으로 있고 허약한 정무라인은 도지사 보좌와 정치권과의 소통 등 역할에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어 있다. 새 박용석 비서실장의 ‘지역과의 스킨십’ ‘조직 장악력’ 등도 미지수다.
전북특별자치도는 2년 전 지방선거에서 김 지사와 서거석 교육감을 비롯해 우범기 전주시장 등 기초단체장 8명이 새롭게 당선됐다. 모두 재선을 향한 노력을 배가하고 있지만 2년 뒤 선거에서도 3선 제한에 걸려 나오지 못하는 단체장을 포함하면 교체폭은 의외로 클 수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김 지사가 초선이고 이제 임기 반환점을 돌았는데도 차기 도지사 후보로 안호영·김윤덕 국회의원과 정헌율 익산시장 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김 지사의 정치적 입지가 지역에서 견고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전북은 단체장과 지방의회를 민주당이 독식하고 있다. 지자체 입장에서 국민의힘 정부를 상대로 일 하기에는 버거울 수밖에 없다. 지난 국회에서는 정운천 전 의원이 나름대로 역할을 하였다고 평가받았으나, 국민의힘 비례대표인 조배숙 의원은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전북은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가 아직도 열리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 ‘윤 대통령의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는 하나 구체적인 계획은 언급이 없다. 정부 여당과 협치 체계를 보다 강화하고 소통 통로를 확보해야 지난해 새만금 예산 삭감에서의 ‘패싱’ 같은 불상사가 없을 것이다.
김 지사는 ‘도민들의 더 나은 삶’에 대해 항상 이야기한다. 중앙 정부나 지자체가 행정을 구현하고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국민의 삶을 보다 편안하게 하는데 그 목표가 있다.
김 지사는 남은 2년 도민들의 생활이 보다 윤택해지고 풍요로워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 성과를 기반으로 자신의 행보를 구체적으로 구상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