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를 일주일여 남기고 당내 분열과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정붕주 전 의원이 친명계 세력 중 일부가 ‘이재명 팔이’를 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일한 원외 인사인 정 후보가 일부 친명계 세력을 향해 ‘이재명 팔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팔이하며 실세놀이하는 무리들을 당의 단합을 위해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최근 자신을 둘러싼 ‘이재명 저격’ 논란과 관련해 강성 지지층의 공세가 일자 이를 정면 돌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정 후보는 “이들은 이재명을 위한다며 끊임없이 내부를 갈라 치고 경쟁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당을 분열시켜 왔다”면서 “전국당원대회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그들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고 본격적인 당의 혁신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후보는 ‘명팔이’ 세력이 어떤 이를 지칭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아직 전당대회가 진행 중이라며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여러 정황을 볼 때 위세를 떨치고 있는 친명계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민주당 내에서는 ‘이재명 팔이’하는 친명 세력들과 이 후보를 향해 본인이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후 독자적인 행보를 펼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왔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전당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정 후보가 정면돌파를 한 것은 이미 안정적으로 당선권에 들어섰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 후보가 기자회견에 나선 것은 자신을 둘러싼 비판 여론을 수습하기 위한 차원도 있으나 그 이면에는 최근 최고위원 순위가 요동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정 후보는 초반 1위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 후보가 사실상 지원한 김민석 후보가 호남 경선 이후 당원들의 집중적인 지지를 받으며 현재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정 후보는 전날까지 누적 득표율 15.63%이며 김 후보는 18.03%로 나타났다.
또 정 후보의 발언 논란으로 이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 비판 여론도 거센 상황이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지난 8일 SBS라디오에서 정 후보에 대해 “이 전 대표의 최고위원 선거 개입에 상당히 열 받아 있다”며 “(정 후보가) 최고위는 만장일치제다. 두고 봐라. 내가 어떻게 하는지”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날 박 전 의원 전언의 진위 여부에 대해 “사적 대화라 진의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만 했다.
정 후보의 기자회견 이후 친명계는 즉각 반발했다. 김지호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과 이재명 후보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서 “소소한 네거티브도 견디지 못해 불특정 다수의 동지를 악마로 규정하는 정치인이 어떻게 민주당의 지도자가 될 수 있겠는가”라며 “누구를 ‘친명팔이’로 악마화해서 공격하고 매장하실지 모르겠으나 나부터 밟고 가셔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다른 친명계 의원은 “본인이 이렇게 벌써부터 원내와 척을 지면서 어떻게 척결하며 무엇을 혁신하겠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김두관 당대표 후보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에 나서 구체적으로 당내 친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를 ‘강경 세력’으로 규정하며 “정권 교체를 통해서 민주당 중심으로 새로운 국정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가기 위해서는 강경파 등을 잘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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