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연금개혁 3대 원칙으로 지속가능성·세대공정성·노후소득보장을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안이 사회적 갈등을 봉합할 방안이라고 긍정 평가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소득보장 강화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29일 용산 대통실에서 국정 브리핑을 개최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해내야만 하는 개혁 과제들이 있다”며 “노인은 가난하고 청년은 믿지 못하는 지금의 연금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구체적인 제도 방안을 내세우며 연금개혁 방향성을 강조했다. 제시된 구체적인 정부안은 △기대 수명 등에 따라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제도인 자동안정장치 도입 △국가의 국민연금 지급 의무 명문화 △청년층과 중장년층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율 차등화 △기초연금 인상 등이다.
연금개혁 정부 측 세부안은 다음달 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안이 국회로 넘어오게 되면 여야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구성 협상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박수영 위원장과 안상훈 간사를 중심으로 연금 개혁을 위한 당내 특위를 꾸렸지만 민주당은 아직 구성하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정부안이 사회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9일 논평을 통해 “세대 간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했다”며 “기초연금 강화와 군복무자·출산 여성에 대해 연금 혜택을 늘리는 방안도 포함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우리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4+1 개혁 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제 정치권이 화답할 때다. 산적한 현안을 풀기 위해 신속히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결국 국민의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하는 안건이라고 지적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금개혁 방향에서 국민이 바라는 소득보장 강화 방안은 찾을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밝힌 4대 개혁의 방향도 추상적이고 말만 번드르르해서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다”며 “개혁 내용은 제대로 밝히지 못하면서 자료집 두께만 내세우는 모습이 안타깝다. 오늘 윤 대통령의 국정브리핑과 기자회견은 국민을 더욱 절망스럽게 만들었다”고 했다.
전문가는 이날 대통령이 밝힌 연금개혁 방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봤지만 이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의 당정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29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언급한 연금개혁 3대 원칙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다만 세부 수치 관련 여야가 합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야 합의 전에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만나야 하는데 냉기가 흐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의 만찬을 추석 이후로 미뤘다”며 “한 대표를 만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전개될지 살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