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응급실 과밀화 해소를 위해 군의관들이 파견된 가운데 이들의 실명을 악의적으로 공개한 블랙리스트가 돌고 있다. 정부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실명을 악의적으로 공개하는 아카이브 형식의 ‘감사한 의사 명단’ 사이트가 진료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의 사기와 근로 의욕을 꺾고 있다”면서 “정부는 이들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사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아카이브(정보 기록소) 형식의 ‘감사한 의사 명단’이라는 사이트에 ‘응급실 부역’이라는 이름과 함께 응급실을 운영하는 각 병원별 근무자 명단이 게시됐다. 또한 ‘군 복무 중인 와중에도 응급의료를 지켜주시는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파견된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공보의)로 추정되는 의사들의 실명도 공개됐다.
정부는 해당 게시글 명단으로 인해 피해를 본 일부 의료진들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를 범죄 행위라고 규정했다. 정 실장은 “일부 군의관은 이런 사건으로 말미암아 대인기피증까지 겪으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료 현장에서 성실히 근무하시는 의사들을 악의적으로 공개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수사기관과 협조하여 엄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정부는 인력 지원이 시급한 집중관리대상 병원 5곳에 배치됐으나, 의료사고 등에 따른 책임에 부담감을 느껴 자대 복귀를 요청한 15명의 군의관에 대해 업무 또는 기관을 변경해 재배치하기로 했다.
또 이날부터 235명의 군의관을 추가로 파견할 계획이다. 의료기관 필요도와 군의관의 의사를 고려해 우선 150여명을 파견하고, 나머지 인원은 이번 주 안에 순차적으로 배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