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저출생에 대응하기 위해 앞다퉈 출산 장려 정책에 현금을 지원하고 있다. 출산지원금이 합계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와 함께 이같은 지원책은 투입 예산에 비해 효과가 미미하고 오래 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간한 ‘경제분석’에 게재한 논문 ‘지방자치단체 출산지원정책의 효과성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09~2021년까지 226개 기초자치단체 지역을 분석한 결과 출산지원금과 지자체 내의 서비스와 인프라의 아동 1인당 예산액 모두 합계출산율 상승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인구 3만2000명인 전남 강진군에서는 지난해 154명이 태어났다. 지난 2022년(93명)보다 65.6% 늘었난 수치다. 지난 1~3월에도 52명 태어나 지난해 같은 기간(29명)보다 79.3% 늘었다. 군은 육아수당정책을 비법으로 꼽았다. 군은 지난 2022년부터 아이를 낳으면 7년간 매월 60만원씩 총 5040만원을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하고 있다.
실제로 논문에 따르면 출산지원금 100만원 지급 시 합계출산율은 0.03명 늘었다. 육아 관련 인프라 예산액이 100만원 늘었을 때 0.096명까지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출산지원금은 분할 방식으로 지급하는 것보다 일시금으로 지급할 때 출산율 제고 효과가 더 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자체 출산지원금 평균값은 계속해 늘고 있다. 2010년 이전까지는 약 70만원 선이었다. 2017년 140만원으로 상승한 이후 지속해서 확대돼 지난 2021년 기준 아동 1인당 출산지원금은 391.3만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지원책이 단기적 효과에 그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중앙·지방 간 유사 사회보장사업의 효과성 평가-지방자치단체 수당을 중심으로’ 연구 보고서에서는 “출산 지원금을 많이 주면, 출생아 수가 늘어나는 효과가 크지만, 이런 효과는 시행 첫 해 또는 다음 해까지만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시와 충북에서는 출산 지원금 도입 후 출생아 수 증가와 출산율 상승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점차 감소하다가 사라졌다. 충남은 출생아 수 및 합계출산율 증가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강원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광역지자체를 제외하면 출산지원금 효과가 시행 당해 또는 그 이듬해까지만 유지되고 있었다.
전문가는 이를 두고 현금성 지원에서 나아가 다양한 정책을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시행 3년 이후 인구적 차원에서 정책 효과를 담보하지 못한다”며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금지원보다는 다양한 정책적 수단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혜림 한국지방세연구원 지방재정실 부연구위원도 “최근의 초저출산 현상은 사회문화적·경제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므로 지자체 출산지원정책만으로 출산율을 반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지자체에서 현금지원정책 외 특색있는 비현금정책도 함께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