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기준금리 인하에도 가계대출이 급격히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추가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3개월 가량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가계대출 증가와 관련한 질의에 “이번에 정부가 가계대출 건전성 조치를 은행권과 협조해 굉장히 강화했기 때문에 금리를 낮추더라도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잡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5명이 앞으로 3개월간 3.25%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1명은 더 낮은 수준으로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했다”면서 “지금까지 대개 전략적 모호성 유지해 왔는데 입장을 전환한 것이냐”고 물었다.
이 총재는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총재는 “더 길게 할지 안 할지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면서 “지금은 3개월 정도로 계속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금리로 저소득층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김 의원은 이 총재에게 고금리‧고물가‧긴축재정‧건전재정 기조에 가장 많이 영향 받고 고통받은 것이 누구냐고 물었다.
이 총재는 중소기업‧저소득 자영업자라고 답하며 일부 문제는 나아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환율 문제는 중동 사태가 더 크게 번지지 않으면 작년보다는 좀 좋아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전세계적으로 피봇하는 방향으로 가기 때문에 금리 문제도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관건은 내수 회복이라고도 꼽았다. 이 총재는 “지금은 저희가 내수 회복하는 속도를 어떻게 빨리 올릴 것인가”와 “전세계 경제성장률이 내년 상반기 떨어지게 되면 IT 수출이 어느 정도 계속 잘 유지될지”가 변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환경에서 중소기업과 저소득 자영업자 문제를 어떻게 조정해 나갈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뒤이어 김 의원은 “실질임금은 3년 연속 마이너스였다”라면서 “정책기조가 실제로 가계와 국민의 소득을 낮췄고 자영업과 중소기업의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취약계층과 중소기업에 이런 영향을 미쳤으면 한국은행은 어떤 정책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준비한 대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 총재는 최근 줄어든 실질임금 이전에 과거 정부의 개입으로 실질임금이 부풀려졌다고 본다며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지난 몇 년간 우리 실질소득이 빠르게 증가하고 가계나 중소기업이 경기를 유지한 것이 과연 우리의 잠재적 성장 수준보다 높았던 것은 아닌지” 되물었다. 그러면서 “지금의 어려움은 물가뿐 아니라 그동안 여러 재정이나 지원으로 유지돼 왔던 구조조정이 연기된 것이 이번에 한꺼번에 터졌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수 부진이나 (현재) 여러 어려움에 관해 “중국이 따라오는 상황에서 우리 경쟁력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있었는지 성찰해 봐야 한다고”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