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경영권을 두고 분쟁 중인 오너 일가가 이번엔 계열사 온라인팜의 임대차 계약과 관련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의 형제(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측은 누이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이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에게 지시해 예화랑 건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 임대차보증금 48억원, 월세 4억원, 임대차 기간 20년의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게 하며 48억원을 선입금하게 했다는 것이다.
예화랑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중 불법 비밀 선거사무소로 운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곳이다. 예화랑 대표는 노소영 아트센터 관장이 이끄는 미래회 출신으로, 임 부회장도 미래회에서 활동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형제 측은 “아직 준공도 되지 않은 건물 임차를 위해 계약 체결 후 닷새 만에 48억원을 선입금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온라인팜은 온라인 판매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는 도매 회사로 이같은 규모의 건물을 임차할 필요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계열사인 한미약품은 해당 임대차 계약이 적법하다고 반박했다. 한미약품 측은 “한미약품그룹은 창립 50주년을 맞았던 지난해 한미그룹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고, 여러 계획 중 제품 리브랜딩을 통한 매출 증대를 위해 플래그십스토어 운영 사업을 추진했다”며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를 앞두고 의약품 자동조제기를 보유한 제이브이엠 기기를 활용, 이 시범사업을 준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한 쇼케이스 공간이 반드시 필요했으며, 해당 사업은 경영권이 바뀐 뒤 올해 5월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가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에게 공식적으로 보고한 사업이기도 하다”면서 “장소를 물색하던 중 예화랑 건물이 적합한 공간이자 우수한 입지 조건을 가졌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또 “법적 리스크를 점검하기 위해 당시 법무팀과 법무법인(태평양)을 통해 검토도 했다”고 전했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48억원 선지금 조건으로는 △한미가 원하는 콘셉트와 디자인으로 건축 △주변 시세보다 적은 월세(20년 환산 시 16억8000만원 절감) △월세 10년간 동결 △언제든 전대 가능 △63억원 규모 근저당 설정 △입주 시기 못 맞출 경우 96억원 반환 조건 등이 언급됐다. 해당 계약 조건과 사업 현황은 올해 초 진행됐던 3자 배정 유상증자 가처분 신청 관련 법원 의견 진술서에도 기입돼 있다고 했다.
한미약품 측은 “왜곡된 주장을 펼치는 상대 측을 특정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는 것은 물론 정보를 짜깁기해 유출한 내부자, 허위사실 유포자 등에 대해서도 선처 없이 죄를 물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