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정갈등의 장기화되면서 과중한 업무에 지친 교수들이 속속 대학을 떠나면서 중증환자 진료 차질이 우려되는 가운데, 부산지역 한 대학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들이 절반 이상 사직하는 바람에 해당병원의 항암환자들이 치료할 데를 찾아 지역 종합병원 등으로 찾아 나서고 있다.
부산 온종합병원(병원장 김동헌·전 대한외과학회 회장)은 “지난 8월부터 항암치료를 받으려고 혈액종양내과를 찾는 암환자들이 조금씩 늘기 시작하더니, 지난 10월엔 전달에 비해 무려 14.2%나 크게 늘어났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대학병원에서 암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가 해당병원의 의료진 공백 탓에 혈액종양내과 환자들이 불가피하게 같은 지역 내 종합병원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의정갈등의 장기화에 따라, 대학병원의 의료 공백을 2차 종합병원들이 막아내는 새로운 의료시스템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전공의 사태등에 따라, 교수들이 2차병원으로 영입됨에 따라 더욱 생기고 있는 신풍속도다.
온종합병원은 지난 2018년 100억여 원을 투입해 꿈의 암치료기인 방사선 선형가속기 라이낙을 도입하면서 암 치료전문 병원으로 자리 잡았고, 방사선종양학과와 혈액종양내과 교수들을 원자력병원이나 대학병원에서 적극 영입했다.
이어 간담췌외과를 비롯해, 대장항문외과, 위장관외과, 유방갑상선외과, 흉부외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신경외과 등 유명 교수들을 꾸준히 초빙해 고난도 암 수술과 최신 항암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온종합병원은 또 최근 암수술과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케톤식이치료 등 대사항암치료와 함께, 여러 암 치료에 지친 환자들의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암 재활센터도 본격 운영하고 있다.
온종합병원 김동헌 병원장(전 대한외과학회 회장·전 부산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은 “의정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대학병원의 교수들이 지금 매우 지쳐 있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적지 않는 분들이 대학을 떠난다고 해서 너무도 안타깝다”면서도, “지역 종합병원에서는 대학병원에서 전원 해오는 암 등 중증질환자들이 마음 놓고 진료 받을 수 있게 더욱 노력해야 하고, 정부도 이에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동헌 병원장은 특히, “향후 중증질환 진료 중심으로 대학병원의 진료시스템이 정착하기 전까지 교수들이 일자리 불안정으로 인해 이직행렬에 내몰릴 수 있으니, 조속히 대학병원 안정화를 꾀해야 한다”고 정부 측에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