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로제가 지난 8월 한국에서 처음 판매를 시작했을 때, 큐레이션 베이스 플랫폼인 뷰티컬리에서라면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브랜드 가치를 알아봐주는 컬리와 16개월간 함께 성장해 온 것 같습니다.”
프랑스 약국에서 판매되던 브랜드가 한국에 상륙한지 어언 2년. 그 첫 출발로 뷰티컬리를 선택하고, 컬리와 함께 성장해 온 이지선 라로제 대표(42·여)를 만났다.
한 명의 소비자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라로제 공식 수입 총판 권한을 가지고 있는 이지선 대표는 29일 현재 쇼핑 플랫폼 비미닷컴을 운영 중이다. 현재는 비미에서 라로제를 수입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프랑스 라로제와 비미가 한국에 라로제 코리아라는 조인트 벤처를 설립할 예정이다.
라로제는 약사 출신의 창립자에서 시작한 브랜드다. 더 깨끗한 성분으로 구성하면서 환경에 영향을 덜 미치는 화장품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선케어부터 스킨, 립, 바디 케어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라로제가 플랫폼을 통해 공식적으로 한국에 진출한 것은 지난해 8월이다. 약 1년 4개월 전 라로제는 첫 시작을 뷰티컬리와 함께했다. 첫 입점 플랫폼으로 ‘뷰티 공룡’ 올리브영이 아닌 뷰티컬리를 선택한 이유는 컬리의 ‘큐레이션’ 능력 때문이다. 실제로 뷰티컬리는 모든 상품에 MD가 이 제품을 입점시킨 이유를 코멘트로 적어 둔다.
“화장품을 판매한다고 했을 때, 독보적인 파워를 자랑하는 올리브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신규 브랜드의 입장은 조금 다를 수 있는데요. 저희는 컬리가 타 플랫폼과 달리 자체적으로 브랜드를 셀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라로제의 제품력을 알아볼 것이란 믿음도 있었어요. 소비자 역시 컬리가 선택해서 판매하는 제품은 믿고 구매하는 성향을 보인다고 생각했고요. 라로제가 타깃으로 삼는 고객층의 소비 패턴과도 잘 맞을 것 같았습니다. 물론, 라로제 제품으로 컬리 고객을 설득할 자신도 있었고요.”
브랜드를 궁금해하는 플랫폼, 컬리
브랜드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이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친환경을 추구하는 라로제는 플라스틱이나 불필요한 비닐을 이용해 2차 포장을 하지 않는다. 이 대표는 “이런 제품 특성상 배송이 훨씬 섬세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며 “파손 우려 때문에 저희더러 아예 패키징을 해서 입고를 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플랫폼도 있었고, 아예 안 된다고 선을 긋는 곳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컬리는 달랐다. 2차 패키징을 하지 않는 이유부터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플랫폼에서 어떤 부분을 책임지고 도와줄 수 있는지 제안했다. 브랜드 자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신진 브랜드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준 것이다.
“어떤 플랫폼은 입점 논의를 할 때 제품 가격 이야기나 최저가 보장 등 프로모션 이야기만 합니다. 그런데 컬리는 브랜드를 궁금해하는 플랫폼이었어요. 타사와 비교해서 어떤 부분이 차별화되었는지, 어떤 제품을 만들 것인지. 또 컬리가 물류센터가 잘 발달되어 있다 보니 2차 패키징이 되어있지 않아도 깨지지 않고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런 점이 참 좋았어요.”
컬리 역시 라로제가 입점 제의를 했던 당시 아예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브랜드인데다 해외 인지도를 국내에선 직관적으로 체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라로제가 어떤 플랫폼에도 입점해 있지 않았지만, MD들이 직접 확인한 제품력을 믿었다. 또, 브랜드 창업주의 진정성도 느껴 입점을 확정지었다.
이 대표는 컬리가 자사 고객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브랜드와 제품 이해도에 이어 고객의 니즈를 잘 파악하는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라로제가 컬리와 함께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라로제와 뷰티컬리가 같은 곳을 바라보고 달렸기 때문이라고 이 대표는 말한다.
“사실 입점을 해도, 요즘에는 워낙 다양한 브랜드, 수많은 제품이 넘쳐나다 보니 플랫폼에 입점해도 상위 노출이 쉽지 않습니다. 같은 브랜드라도 플랫폼마다 성과가 다 다르고요. 그래서 신규 브랜드는 플랫폼과의 관계에서 아무래도 약자의 위치에 설 수 밖에 없어요. 그런 와중 컬리에서 라로제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서로를 이해하면서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고 봅니다. 플랫폼 측이 브랜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얼마나 다양한 제안을 하는가에 따라 브랜드의 성장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컬리뷰티페스타도 라로제에겐 새로운 경험이었다. 프랑스에서는 약국 매대에서만, 국내는 온라인 플랫폼으로만 판매했던 라로제에게 고객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이 대표는 컬리뷰티페스타를 통해 라로제가 추구하는 방향대로 구성한 공간에서, 고객에게 전 제품 사용법을 직접 알려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에서는 이렇게 뷰티 브랜드가 모여 기업들이 아닌 고객들을 초청해서 제품을 소개하고 즐기는 페스티벌 형태의 행사 개념이 없어요. 그런 의미에서 컬리 뷰티페스타는 매우 신기했죠. 게다가 라로제가 컬리 내에서 올 한해동안 크게 성장했는데, 막상 뷰티 컬리 고객분들을 오프라인 공간에서 직접 뵐 수 있는 기회는 없어서 아쉬웠던 참이었거든요.”
이런 갈증은 컬리 뷰티페스타를 통해 해소할 수 있었다. 고객들이 제품을 알아봐주거나 관심을 가지고 흥미를 보일 때 느끼는 뿌듯함은 또 달랐다.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의 즉각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이 대표는 “행사에는 일부러 외부 프로모터나 일일 직원을 고용하지 않았다. 본사 직원들이 계속 자리를 지켰다”며 “제품 이해도가 높은 본사 직원이 고객 한분 한분을 직접 응대하자는 목표가 있었고, 그런 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추후 온라인 판매율 증가로도 이어졌다”고 전했다.
라로제의 장기적인 목표는 브랜드 파워를 키우고, 라로제가 가진 이야기를 더 많은 고객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더마코스메틱 카테고리에서 매출로 손에 꼽히는, 컬리에서 유의미한 브랜드로 자리잡는 것이 이 대표의 향후 계획이다.
“컬리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큐레이션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다고 믿어요. 그렇게 뷰티컬리 고객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업계 내 브랜드 인지도도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로제와 컬리가 서로에게 중요한 관계가 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