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문제, 많아도 문제…성과급 갈등에 진땀 빼는 반도체 업계 

적어도 문제, 많아도 문제…성과급 갈등에 진땀 빼는 반도체 업계 

- 역대급 실적 기대되는 SK하이닉스…성과급 두고 노사 협의 진행 중
- SK하이닉스서 1450% 지급 제안했지만…노조서는 반발
- 삼성전자서도 DS 성과급 두고 일부 불만…“명확한 성과급 기준 필요”

기사승인 2025-01-22 16:19:02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

반도체 업계에서 성과급을 두고 노사 갈등을 겪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실적이 나쁘거나 좋은 것에 상관없이 갈등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22일 SK하이닉스 노사는 성과급 지급 규모를 두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앞서 임직원에게 초과이익성과급(PS) 지급률을 1450%로 제안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PS는 연 1회 지급하는 성과급이다.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기반으로 기본급의 최대 1000%까지 지급한다. 지급률 1450%는 지급률 상한선인 1000%에 특별상여금 450%를 더한 액수다. 

그러나 노조 등에서는 반발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8년 영업이익 20조8438억원의 최대 실적을 기록한 뒤, 이듬해에 1500%의 PS를 지급했다. 이번에는 이보다 더 큰 이익을 냈음에도 PS 지급률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수익 제품에 집중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는 23일 열리는 4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영업이익이 8조원대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23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역대 최대치다.

SK하이닉스 공동투쟁본부는 “일방적인 PS 지급을 중단해야 한다”며 “노조의 요구는 과하지 않았다. 영업이익 10% 지급과 더불어 역대 최고 성과에 기여한 노고에 대한 추가적인 보상을 원할 뿐”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박효상 기자

SK하이닉스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지난달 20일 하반기 목표달성장려금(TAI)을 메모리사업부 200%,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 25%, 반도체연구소·AI 센터 37.5%로 결정됐다고 공지했다. TAI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한차례씩 실적을 토대로 월 기본급의 100%까지 차등 지급하는 제도다. 

메모리사업부에는 예외적으로 200%가 지급됐다. 이는 DS부문 역대 최대치다. 큰 폭의 실적 개선 성과와 더불어 인재유출 방지, 사기 진작 등이 예외적 지급 이유로 분석됐다. 이와 별개로 DS부문에는 위기극복 격려금 200만원이 정액 지급되기도 했다. 

다만 성과급 관련 다른 사업부와 타 계열사 등에서는 불만도 표출됐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화재 등 4개 계열사가 모인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에서는 지난달 31일 성과급 지급 방식 투명화 및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전직원 공동요구안을 다른 노조 등에 제안한 바 있다. TAI 상한과 하한을 인상하고, 또 다른 성과급인 ‘초과이익성과급(OPI)’를 영업이익률과 연동하자는 것이다. OPI는 소속 사업부의 실적이 연초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매년 한 차례 지급하는 제도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성과급은 기업이 초과수익 등의 실적을 냈을 때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것”이라며 “매번 반복되는 소모적인 논쟁을 멈추기 위해서는 노사가 모두 납득할 만한 명확한 성과급 기준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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