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 피해를 입은 울산·경북·경남 지역 주민을 돕기 위해 병원계에서 온정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병원협회(병협)는 경상도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 피해 주민을 돕기 위해 구호성금 2000만원을 긴급 지원한다. 산불 피해 구호 성금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우선 지정 기탁해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에게 신속하게 지원될 예정이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경북지역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 1억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다. 앞서 아산재단은 2019년 강원지역, 2022년 강원·경북지역, 2023년 강원지역에 산불 피해가 났을 때도 이재민 구호를 위해 총 5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연세대학교의료원도 산불로 고통받는 이재민과 진화에 힘쓰는 소방관을 위해 1억원 상당의 의약품을 전달했다. 지원 의약품은 진통제, 상처 연고, 소화제, 항히스타민제 등 필수의약품이다. 금기창 의료원장은 “연세의료원 노사가 힘을 합쳐 산불 이재민들과 현장에서 애쓰시는 소방관들을 위해 의약품을 준비했다”며 “화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과 위험 속에서도 국민을 위해 일하시는 소방관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직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 ‘들무새’는 300만원의 기부금을 경북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성영호 들무새 봉사단장은 “어렵고 힘든 시기를 겪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들무새의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신장내과 전문의들이 모인 대한신장학회는 대규모 산불로 피해를 입은 말기콩팥병 투석 환자들의 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긴급 대응에 착수했다. 학회에 따르면 산불 피해로 긴급 대피한 일부 말기콩팥병 환자들은 전력 공급 중단과 병원 접근 제한으로 인해 안정적인 투석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일부 혈액투석 환자들은 경북 안동병원, 칠곡경북대병원, 봉생기념병원 등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투석 환자는 하루만 치료가 중단돼도 심각한 건강 악화가 이어질 수 있어 치료를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이번 산불로 인해 재택 복막투석 환자들은 가정 내 충분한 복막투석액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전력 차단 문제로 인해 야간에 기계로 하는 자동복막투석이 불가능한 여건에 처했다. 이영기 신장학회 재난대응위원회 이사는 “대피 환자들은 1주일분의 복막투석액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유사시 해당 투석 회사들과 연락을 취하면서 복막투석액의 응급 배송 등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