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준법경영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준감위가 공개한 ‘2024년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준감위는 이 회장과 간담회를 열었다. 외부에 일정이 공개된 이 회장과 준감위의 회동은 2022년 10월 이후 2년 1개월 만이며, 지난해 2월 준감위 3기 출범 이후에는 처음이다. 이번 간담회에서 위원들과 이 회장은 준법경영에 대해 격의 없는 논의를 나눴다고 준감위는 전했다.
준감위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삼성전자‧물산‧SDI‧전기‧SDS‧생명‧화재 등 7개 관계사가 협약을 맺고 2020년 1월30일 신설됐다. 관계사들의 준법 감시 및 통제 기능을 강화해 최고경영진의 적법한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준감위는 출범 이후 이 회장과 지속적으로 만남을 갖고 준법경영에 대한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앞선 간담회에서 준감위는 이 회장에게 준법 위반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사내 준법문화 정착을 위해 더욱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이 회장도 준감위 활동 방향에 동참하겠다고 답했다.
준감위는 지난해 7월 위원 전원과 삼성 7개 관계사 대표이사가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어 준법경영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또 지난 2월에는 루마니아,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 지역의 삼성 관계사 사업장을 방문해 준법경영 현황을 점검했다.
지난해 8월에는 삼성 계열사의 한국경제인협회 회비 납부에 대해 사실상 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이찬희 준감위원장은 보고서 발간사에서 “한경협 가입을 두고 숙고에 숙고를 거듭했다”며 “회원을 보호하고 그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경제인단체는 필요하지만 단체가 정치권력의 전리품이 되거나 로비 창구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 기업으로 평가받는 삼성은 특히 정경유착으로 오해받는 일조차 없어야 할 것”이라며 “위원회 역시 공정과 혁신 두 날개로 힘차게 도약할 삼성의 발목을 잡는 부당한 외압을 막아내는 준법의 방파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 3월 별세한 고(故)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을 추모하며 “평소 준법경영에 대한 굳은 신념으로 위원회 활동을 적극 지원해주신 한종희 부회장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영면을 기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