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명령에 ‘이민단속시위 진압’ 주방위군 300명 美 LA 진입…긴장 고조

트럼프 명령에 ‘이민단속시위 진압’ 주방위군 300명 美 LA 진입…긴장 고조

기사승인 2025-06-09 07:48:5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불법 이민자 체포 및 추방에 반발해 일어난 대규모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투입을 명령한 주방위군 300명이 8일(현지시간) LA에 도착해 작전을 시작했다. 

AP통신과 CNN 방송 등은 이날 오전 주방위군 총 300명이 LA 주요 지역 3곳에 배치돼 활동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CBS 방송에 출연해 “오늘 투입된 주방위군은 이런 유형의 군중 상황 대응을 위해 특별히 훈련받은 병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놈 장관은 주방위군 병력이 “(불법이민자 단속) 작전 수행을 위한 안전을 제공하고, 평화로운 시위를 가질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활동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는 "2020년 일어난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기 집권 시절인 2020년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인종차별에 항의하며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됐다. 이 시위는 시간이 지날수록 격화해 폭력성을 띠면서 수개월간 지속된 바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댄 본지노 부국장은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불법 이민 단속 작전은 계속될 것이며, 폭력을 사용해 이런 작전을 방해하는 사람은 누구나 조사받고 기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LA와 뉴욕에서 이미 다수의 체포가 이뤄졌다”며 “(시위대가) 폭력을 선택하면 좋지 않게 끝날 것이니 현명하게 선택하라”고 부연했다.

LA도심에서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FBI 등이 다운타운의 의류 도매시장과 홈디포 매장을 급습해 이들 지역에서 일하는 불법이민자 44명을 체포·구금하면서 촉발된 대규모 시위가 지난 6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당국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과 섬광탄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날 오전에도 LA시 남쪽 콤프턴 지역에서는 소규모 시위대와 당국 요원들의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시위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연방정부가 개입해 문제를, 즉 폭동과 약탈자들을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방위군 2000명을 LA에 투입하는 내용의 명령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CNN은 미국 대통령이 시위 진압을 위해 주방위군을 연방 정부 명령으로 동원한 사례는 1992년 흑인 인종차별 문제로 촉발된 LA 폭동 이후 33년 만에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미국 대통령이 주지사의 요청 없이 주방위군을 동원한 것은 1965년 린드 존슨 대통령이 민권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해 앨라배마에 군대를 보낸 이후 처음이라고 인권단체들은 지적했다.

이번 시위에 참여하는 단체들은 이날 오후 LA 시청 앞에서 대규모 연대 시위를 조직 중이다.

민주당 소속인 캐런 배스 LA 시장은 “모든 사람은 평화롭게 시위할 권리가 있지만 시 외곽 지역에서 발생한 소요 사태 보고는 매우 걱정스럽다”며 “폭력과 파괴는 용납될 수 없고, 그런 행위에 가담하는 사람들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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