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의 갈등에 美 떠나는 인재들…“히틀러때 獨처럼 美 과학적 우위 무너질 수 있어”

트럼프와의 갈등에 美 떠나는 인재들…“히틀러때 獨처럼 美 과학적 우위 무너질 수 있어”

기사승인 2025-07-15 06:39:5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하버드대를 필두로 한 미국 명문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갈등이 우수 인재들의 해외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14일 NYT는 “학생, 교수, 과학자 모두 자신의 정치적 의제를 강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력을 느끼고 있다”며 “이는 미국 과학계가 수십 년간 누려온 지배적 지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NYT는 인재들이 해외로 떠나는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학가를 급격한 진보주의의 온상으로 보고 반(反) 유대주의 척결, 중국인 등 해외 유학생 입학 제한, 성소수자 우대 금지 등을 요구하며 재정 지원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 좋은 연구 여건을 찾아 인재들이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하버드대의 갈등이 하버드대를 넘어 미국 2600개 대학 전체에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고도 NYT는 분석했다.

실제로 캐나다, 유럽, 호주, 중국 등 세계 각국은 트럼프발 압박에 ‘마음이 흔들리는’ 미국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캐나다 토론대는 최근 권위주의, 파시즘을 연구하는 예일대 종신교수 3명 등 저명 미국 학자들을 영입했으며, 프랑스 아익스 마르세이유대는 “우리는 어둠 속에 빛을 제공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에 반발하는 미국 연구자들을 위해 15개 자리를 제안했다.

또한 유럽연합(EU)은 지난 5월 총 5억유로 규모의 과학기술 인력 유치 프로그램인 ‘과학을 위해 유럽을 선택하라(Choose Europe for Science)’를 발표했으며, 호주 전략연구소(ASI)는 “지금은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인재 영입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NYT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대학가 탄압으로 누구보다 가장 큰 수혜를 입은 나라로 는 중국을 들었다. 최근 중국으로 유학을 가기 위해 중국어를 배우는 아프리카 청년들이 급증하는 등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한 중국의 인재 유치 전략이 더욱 성과를 내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이미 중국 정부는 2008년부터 해외 고급 인재 유치 프로젝트인 ‘천인(千人) 계획’을 추진했고, 많은 서방 국가들은 기술 유출 우려를 제기해 왔다.

NYT는 “많은 과학자가 히틀러 때 (과학자들의 엑소더스가 일어난) 독일처럼 미국이 과학적 우위에서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며 “미국은 수많은 독일 과학자들을 활용해 과학 초강대국으로 떠오른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