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된 이준석(26) 클라세스튜디오 대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국 명문 하버드대 출신의 20대 교육 벤처기업가라는 화려한 이력과 박근혜 위원장이 직접 공을 들여 인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이 위원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그는 비대위 첫 회의가 열린 27일 오후부터 28일 오전까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이 위원은 올해 1월부터 트위터를 시작했다. 주로 자신이 운영하는 교육 자원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을 널리 알리는데 주력했지만 사회 전반에 걸쳐 자신의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을 자수성가형 인물로 꼽았다. 그는 “사실 대통령은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난 자수성가형”이라며 “가끔 보면 다수가 빈정대면서 넘겨버리는 그의 발언들이 곱씹어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해 봤는데’ 어법을 비판하는 사람은 과연 찢어지게 가난해본 적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별도 평가는 없었다.
정치 현안에 대한 관심도 많았다. 이 위원은 “DJP연합이나 노무현, 정몽준 후보단일화를 실제 TV 뉴스에서 본 세대라서 그런지 엄기영 사장 정도의 야합, 변절에는 별 감흥이 없다”며 “극단적으로 다음 대선에서 유시민, 이회창 후보단일화를 한다고 하더라도 시큰둥 할 듯”이라고 적었다. 이어 “자신을 사장에서 몰아낸 정권과 야합하려는 것이나,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사람의 조카사위와 야합한 분이나. 고인을 욕되게 할 생각은 없지만 너무 큰 관용, 실용주의의 선례를 남겨주셨다”며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엄기영 전 MBC 사장을 나란히 비교하기도 했다.
이 위원은 천안함 좌초설은 신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고, 개헌론에는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새 부대에 담는다고 무조건 새 술이 되는 건 아니다”라며 “개헌보다는 인적 쇄신이나 정치풍토의 변화에 더 관심이 간다. 그리고 갈망한다”고 밝혔다.
정치인에 대한 불신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 위원은 “정치인들을 자주 접하면서 우리 정치의 문제는 우리나라에 299명을 채울 만큼 존경할만한 사람들이 없다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느껴진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그는 자신이 정치에 대한 관심을 끊은 이유로 “고등학교 때만 해도 정치도 참 재미있을 것 같은 분야였는데 국회에서 인턴 할 때 보좌관 한 명이 ‘나중에 뭘 해도 생계형 정치인은 되면 안 돼’ 라고 말했다”면서 “그 때 들은 말 덕분에 정치에는 관심을 싹 끊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 위원은 사회 현안에 대해 다양한 주장을 펼쳤다. 그는 “우리나라는 지금 두 가지 특수성 때문에 갈등하고 있는 것”이라며 “집값 상승에 기댄 전세 제도와 사학진흥책에 의해 과다 공급된 대학들로 인해 모두가 대학교를 가게 되면서 생긴 등록금 문제. 문화라고 볼 수도 있으나 사실 지속되기 어려운 기형구조”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안으로 저소득층 학생들이 학비에 구애받지 않고 대학에 다닐 수 있는 차등 등록금 제도를 꼽았다.
이 위원은 올해 상반기 불거진 카이스트(KAIST) 자살 사태에 대해선 “주변에 카이스트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조심스럽다만 이번 카이스트 학생 자살 관련 얘기를 들으면서 등록금 학점 연동제나 영어 강화교육, 입학 사정관제가 사실 무슨 연관성이 있나 싶은데 다들 공격하고 싶은 건 그건가 보다”라고 적었다.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방사능비에 대한 공포로 들끓은 올 4월에는 “어떤 사람들은 끝없이 유의미한 수준의 방사능비가 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주술적인 글을 계속 올리고 있다”며 “어차피 비 맞아도 별 문제 없는 건 아는데 정부를 까야 될 기회를 찾아야 되니까. 덜 성숙한 사람들 같으니라고”라고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갈등에 대해선 “검역 등의 문제만 해결한다면 한국 사료를 배에 실어 가서 한우를 푸른 초원에서 뛰놀면서 크게 만들어서 토실토실해지면 다시 배에 실어오는 사업은 어떨까 싶다”며 “설마 미국 물과 햇빛, 공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하려나”라고 비꼬았다.
이 위원은 트위터에서 거친 표현을 거의 쓰지 않았지만 전국철거민연합회에 대해선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전철연이 얼마나 정의로운 단체인지는 모르겠지만 두 달 넘게 서초2동 전역을 쩌렁쩌렁 울리면서 시끄럽게 하는 건 진짜 미친놈들이 아닌가 싶다”며 “경찰서에 ‘저 사람들 그만하게 못하나요?’ 그랬더니 ‘주간에 80 데시벨까지는 집회 소음이 허용됩니다. 저 분들은 그런 법규정을 잘 알아서 79데시벨에 맞춰 놓고 하시는 겁니다.’ 아. 시위꾼이 없다는 말은 거짓”이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에 대한 인터넷의 검증도 치열하다. ‘박근혜의 남자’, ‘안철수 대항마’ 등의 수식어가 곧바로 붙었고 그의 정치 성향에 대한 담론도 활발하다. 이 위원은 자신의 병역 의무를 묻는 네티즌에게 “2007년 11월 부터 2010년 9월까지 현역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했다”고 답했고, 10.26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에 대해선 “정말 누군가의 명령으로 치밀하게 진행된 거대한 선거부정 문제라면 거의 미국드라마 수사물을 찍어야 되는 판”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