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역대 최악의 뽀샵질(Worst. Photoshop. Ever.)’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악수하는 듯한 이 사진을 미국의 인터넷 매체 허핑턴포스트가 이렇게 불렀다. 애틀랜틱 와이어는 “남한은 북한보다 포토샵을 더 못한다”고 제목을 붙였다.
문제의 사진은 연합뉴스가 7일 오후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자료 사진으로 정식 출고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악수하는 사진과,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누군가와 악수하는 사진을 절반찍 잘라 붙였다. 언뜻보면 두 대통령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한 것 같지만, 사진조작이라고 하기도 민망할 정도의 단순 합성이다. 연합뉴스의 사진 설명은 이렇다.
“(서울=연합뉴스) 미국을 공식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도 자신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작동원리를 설명하고, 이해와 지지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DB”
연합뉴스 사진부 관계자는 “한국시간으로 8일 새벽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신문 등의 마감 시간에 맞추기 위해 제공한 예고용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영문으로 해외 매체에 송고된 사진 설명은 달랐다.
“박근혜와 오바마가 5월 7일 백악관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South korean President Park Geunhye shakes hands with US President Barak Obama at a White House meeting on May 7.)”
마치 실제 정상회담 사진인 것처럼 설명을 붙여 전세계에 송고됐다. 이 사진은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는 연합뉴스 기사에도 첨부됐다..
애틀랜틱 와이어는 “한국의 전세계적인 뉴스 매체이자 이 지역의 AP통신과 같은 연합뉴스가 한미 정상회담이나 백악관 기자회견이나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사진을 별로 찍지 못했나보다”라고 조롱조로 보도했다.
“한국 최대의 뉴스통신사가 새대통령 최대의 외교 행사를 꾸며주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 신문의 마감시간에 맞추기 위해 두 사진을 맞붙였다고 할수도 있겠지만, 전날 두 정상이 다른 곳에서 악수한 사진도 많았다.”
연합뉴스 사진부는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이다. 관계자는 “영문 설명이 잠시 잘못 나가 곧바로 수정했다”며 “이것을 합성이라고 하는 것도 오해”라고 말했다. 사진 가운데 검은 줄이 분명히 있어 두 장의 사진을 맞붙여 놓은 것이라는 걸 알 수 있고, AP통신 등 외신들도 예정된 기사의 예고용 사진으로 이런 사진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3월 인민군의 합동군사훈련 사진을 공개하면서 상륙정의 숫자를 늘리는 등 사진을 조작한 사례가 있었기에 더 비교가 됐다. 조선중앙통신의 사진은 연합뉴스와 달리 명백한 사진 조작으로 보인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