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뇌물 혐의를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검찰에서 11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고 5일 새벽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4일 전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롯데홈쇼핑, GS홈쇼핑 등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수억원대 대가성 후원금을 지급하도록 종용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전 전 수석은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오해와 의문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짧막하게 언급한 뒤 귀가했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전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뒤 구속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기각한 바 있다.
전 전 수석은 롯데홈쇼핑이 사업 재승인 과정에서 대가성 후원금을 받고 문제점을 묵인한 혐의를 받는다. 전 전 수석은 심사 당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으로 재승인 허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있었다.
2015년 4월30일 롯데홈쇼핑은 예상을 뒤엎고 사업 재승인 심사를 통과했다. 당시 롯데홈쇼핑은 임직원 비리와 납품업체 불공정 등으로 탈락이 유력했지만 항목별 배점(1000점 만점)에서 672점을 받아 승인 최저점수 650점을 간신히 넘겼다. 지난 3일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이 재승인 심사 사업계획서를 허위로 기재한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을 정도로 당시 심사는 ‘엉터리’였다.
재승인 심사 이후인 2015년 7월 롯데홈쇼핑은 사업연관성이 떨어지는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원을 웃도는 대회 후원금을 냈다. 검찰은 이 같은 전후관계에서 롯데홈쇼핑이 대가성으로 자금을 출연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검찰은 전 전 수석이 롯데홈쇼핑 측에서 700만∼800만원 대의 기프트카드 등을 받아 가족 등이 쓰게 한 뇌물수수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에 제3자 뇌물수수,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이에 검찰은 보강수사의 일환으로 전 전 수석이 미방위 소속일 당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홈쇼핑 등으로 수사범위를 넓혔다. 검찰은 최근 GS홈쇼핑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