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1)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당했다고 추가 폭로해 충격을 자아내고 있다.
심석희 측 관계자는 8일 “심석희가 최근 조재범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던 사실을 털어놓았다”며 “고심 끝에 조재범 코치를 추가 고소했다”고 밝혔다.
심석희 측에 따르면 조 전 코치는 지난 2014년 여름부터 심석희를 강제 추행 및 성폭행했다. 심석희의 나이 만 17살, 고등학교 2학년 때 벌어진 일이었다. 4년 전부터 시작된 성폭행은 2018 평창 올림픽 개막 두 달 전까지도 이어졌다는 게 심석희의 주장이다. 심지어 조 전 코치는 한국체대 빙상자의 지도자 라커룸, 태릉 및 진천선수촌 빙상장 라커룸 등에서 성폭행을 일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장이 사실이라면 2014년부터 시작된 심석희의 성적 부진이 비로소 납득이 된다.
심석희는 등장과 동시에 전이경-진선유를 이을 차세대 쇼트트랙 스타로 주목받았다. 큰 키(175cm)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퍼트와 아웃코스 능력이 단연 으뜸이었다.
주니어 무대를 마무리 한 뒤 처음 출전한 시니어 1차 월드컵에서 1000m, 1500m, 3000m 계주 3관왕에 오르는 등 새로운 여왕의 탄생을 알렸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쟁쟁한 국내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압도적인 1위에 등극, 대표팀 승선에 가뿐히 성공했다. 당시 심석희는 15살에 불과했다.
이어진 올림픽에선 1500m 은메달, 1000m 동메달을 수확하며 국민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하지만 심석희는 2014년 이후 기대치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2014-2015시즌 치른 3차 월드컵에서 갑작스런 컨디션 난조로 부진하더니 월드컵 셋 째날 돌연 1500m와 3000m 계주 모두 불참을 선언했다.
2015년 세계선수권에서도 종합 3위에 머무르며 독보적인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2018년 안방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에선 3000m 계주 금메달을 따냈으나 500m 3위, 1500m 예선탈락 등 개인 종목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심석희는 당시 상황에 대해 조 전 코치에게 당한 상습적인 구타로 1500m 예선 도중 뇌진탕 증세로 잠시 정신을 잃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심석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우울증 등으로 약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습적인 성폭행 및 구타를 당하면서도 꿋꿋이 스케이트를 탄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조 전 코치의 성폭행 의혹을 접한 네티즌들은 일제히 분노하고 있다.
9일 포털사이트에는 “성적이 안 좋았던 이유가 있었네”,“그래서 얼굴이 그렇게 어두웠구나”, “가족들에게조차 말하지 못했전 수치와 공포를 전국민에 끄집어 내기까지 얼마나 고통스러웠겠나ㅠㅠ”,“어린 나이에 혼자 고통스러워 했을것을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편 조 전 코치 측 변호인은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성폭행 혐의는 전혀 말도 안 된다는 게 조재범 전 코치의 입장”이라며 “휴대폰과 태블릿 PC 비밀번호 제공하는 등 경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