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가대표 골키퍼 김병지가 경기 출전이 불발되자 물병을 걷어찬 이승우를 감쌌다.
김병지는 17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꽁병지TV’에서 ‘이승우 해프닝’을 다뤘다.
이승우는 1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알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C조 한국과 중국과의 경기 도중, 교체 출전마저 불발되자 물병을 걷어차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벤치에 돌아와서도 정강이 보호대를 집어 던지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김병지는 이에 대해 “물병을 안 차본 선수는 거의 없다”며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교체가 안 돼서 감독에게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거고 본인에게도 화가 났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에서 이긴 분위기 속에서 물병을 찬 행위가 문제가 될 수 있을지언정 그 동기에 대해선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선수들은 그런 경험을 통해서 성장한다”고 전했다.
또 김병지는 “이 행동이 팀과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인해 올바르게 성숙해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며 이승우가 이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한편 이날 패널로 함께 출연한 전 축구 국가대표 현영민과 김형범, 전 야구선수 박명환은 이승우의 행동에 대해 각각 다른 견해를 전했다.
현영민은 “이승우가 정말 경기 뛰고 싶은 마음이 강해서 표출한 것 같다”면서도 “다만 화를 내기 전에 훈련장에서 더 감독의 믿음을 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범은 “이승우가 나이대별 국가대표를 다 지냈다”라며 “그동안 당돌한 유망주의 모습일 때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더는 유망주가 아닌 한국 축구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보여줘야 할 행동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명환은 “우리나라에서는 버릇이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외국에서는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를 안 주는 선에서, 자기 자신에게 화나서 물건을 집어 던지는 경우가 있다”며 일종의 문화 차이라고 설명했다. 어린 시절을 외국에서 보낸 이승우이기에 감정 표현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