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마저 꺾었다.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룬 일본의 목표는 2019 아시안컵 우승에 머무르지 않는다. 일본의 시선은 벌써 3년 뒤의 카타르에 가 있다.
일본은 2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알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4강 이란전에서 3-0으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일본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체제로 새 출발했다.
지휘봉을 잡은 하지메 감독은 곧바로 세대교체의 칼날을 빼들었다.
그는 당장의 성적보다는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편을 택했다.
하지메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23세 이상)을 사용하지 않고 21세 이하의 선수들로만 팀을 꾸렸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염두에 둔 선발이었다. 경험이 풍부하지 않은 어린 선수들이었지만 결승까지 오르며 한국을 위협했다.
이번 아시안컵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지기반 마련을 위해선 좋은 성적표를 필요로 했지만 하지메 감독은 거시적인 시각으로 대표팀을 운영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그간 대표팀 주축으로 활약했던 혼다 게이스케(멜버른 빅토리)와 가가와 신지(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하세베 마코토(프랑크푸르트), 아카자키 신지(레스터 시티) 등 핵심 자원들을 대거 명단에서 제외했다.
대신 도안 리츠(흐로닝언) 등 잠재력이 풍부한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로 출사표를 던졌다. 모리야스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과 지금까지의 일본 대표팀을 이끌어온 경험 있는 선수들의 힘을 빌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이번에 뽑은 선수들이 경험이 부족할지라도 스스로 경험을 쌓아 간다는 마음으로 목표를 향해 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하지메 감독의 결단은 기대했던 것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과 자신감을 부여하는 데 성공했다. 짧게는 2020년 도쿄 올림픽, 멀게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값진 자양분이 됐다.
성적은 덤이다. 결승에 진출하며 역대 5번째 우승이 유력해졌다.
무서운 점은 일본의 전성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새 얼굴들이 더욱 성장한 3년 후면 일본의 축구는 완성형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이미 지난 러시아 월드컵 당시 16강에서 ‘황금세대’로 무장한 벨기에를 상대로 수준 높은 경기력을 펼친 바 있다. 2골을 먼저 넣고도 내리 3실점하며 아쉽게 탈락했지만 일본 축구의 높은 수준을 엿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일본이 모리야스의 지휘 아래 변화를 거듭한다면 카타르 월드컵에선 유럽 강호들에 밀리지 않는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