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진수 조현지 기자 =김대중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한반도 문제 전문가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이사장은 “김정은이 아직 코마상태(혼수상태)에 헤어나지 못한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장 이사장은 20일 쿠키뉴스와의 긴급 이메일 인터뷰에서 국가정보원의 ‘김여정 제1부부장의 위임통치’ 설명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런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경우는 딱 두 가지다”며 “첫째, 김정은이 병상에 누워서 더 이상 통치행위를 할 수 없는 상태에 빠졌을 때이고, 둘째, 쿠데타에 의해서 실권을 했을 경우”라고 말했다.
앞서 국회 정보위원회 미래통합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국정원에서) 위임통치라는 말이 나왔다. 김여정이 (북한) 국정 전반에 있어 위임통치를 하고 있다. 다만 북한 내 후계자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장 이사장은 “북한과 같은 신정체제에서 1인 영도자의 지도력을 대신해 위임통치를 한다는 말은 모순이고 있을 수 없는 말”이라며 “나이가 이제 37살밖에 안 되는 젊은 지도자를 대신해서 위임통치한다는 것은 하늘 위에 두 태양이 뜬다는 것보다도 더 큰 권력지각변동”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찍이 전자의 사태(김정은의 통치 불능 상태)가 발생했다고 국민께 공표한 적 있다. 지금도 그런 입장은 조금도 변화가 없다”며 “이설주가 120일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은 것도 김정은의 건강이 그만큼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용해 역시 막후에서 북한의 국정 전반을 다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김여정 제1부부장 위임통치’와 관련한 장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 국가정보원이 20일 김여정 제1부부장 등에게 권력을 이양했다고 밝히며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선 일단 부인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 앞선 저의 주장에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북한은 지금 국정 운영의 리더십이 공백 상태를 맞고 있다. 북한은 신정체제이고 수령 영도체제이며 1인 전제정치의 술탄체제다. 그 나라의 1인자는 절대 통치자인 김정은뿐인데 그의 리더십은 지금 행방불명된 상태다.
- 이날 국회 정보위가 “김정은이 여전히 절대 권력을 행사하고 있으나 과거에 비해서는 조금씩 권한을 이양하고 있다”고 밝힌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북한과 같은 신정체제에서 1인 영도자의 지도력을 대신해서 위임통치한다는 말은 모순이고 있을 수 없는 말이다. 북한에서 김정은은 태양이다. 절대신과 같은 존재인데, 이런 신성한 절대 권력을 누가 대신 위임통치한다는 말인가. 그것도 나이가 이제 37살밖에 안 되는 젊은 지도자를 대신해서 위임통치한다는 것은 하늘 위에 두 태양이 뜬다는 것 보다도 더 큰 권력지각변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경우는 딱 두 가지의 사태가 발생했을때만 가능하다. 첫째, 김정은이 병상에 누워서 더 이상 통치행위를 할 수 없는 상태에 빠졌을 때이고 둘째, 쿠데타에 의해서 실권을 했을 경우이다. 저는 일찍이 전자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국민께 공표한 적이 있다. 지금도 그런 입장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
- 아직 김여정이 후계자로 지정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 그 부분은 상당히 타당성이 있는 분석이라고 본다. 왜냐면 일전에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해서 정통한 중국 라인을 통해 파악한 핵심정보는 사실상 김정은이 코마상태이고 거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저는 35살에 국정상황실장을 책임지고 이끌었고 중국 정부로부터는 국빈급 초청을 받았다. 또 국빈 숙소인 조어대에서 숙식했었고 당시 주석궁을 예방하여 강택민 주석과도 면담한 외교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단 한시라도 외교·안보에 소홀해 본 적이 없다. 모든 국내외인맥을 철저히 관리해 왔다. 매우 신뢰 있는 정보를 확보했고 당시로써는 많은 고민 끝에 김정은의 건강 악화상황을 국민 앞에 공개했다. 국익을 위해서.
- “김여정이 사실상 2인자”라고도 했지만 “완전한 후계승계를 한 것은 아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 맞다고 본다. 최근에도 쉬지 않고 김정은의 건강 상황을 추적해 왔고 관심 있게 살펴봐 왔다. 그는 현재 코마상태로 일어나지 못한 상황이지만 완전히 생명이 멈춘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를 대신한 완벽한 후계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상황 속에서 장기적으로 국정 공백을 방치할 수 없다. 따라서 그의 리더십 공백을 김여정을 내세워 조금씩 보강해 나가려는 그런 상황에 놓여있다고 보고 있다. 이설주가 120일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은 것은 김정은의 건강이 그만큼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는 뜻이다. 최용해 역시 막후에서 북한의 국정 전반을 다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4월 11일 이후, 김정은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현장시찰을 정상적으로 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 저의 판단이다. 그는 아직 코마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한 것으로 본다. 그러니 확고한 후계자를 내세우기도 힘든 상태다.
- 그렇다면 최근 북측에서 보낸 김정은 관련 자료들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페이크(거짓)로 본다. 지난 30년 동안 한반도 문제 전문가로서 혼신의 노력을 다해 온 제 눈에 최근 김정은의 크고 작은 자료 사진은 모두 페이크로 보입니다.
- 국정원이 김정은의 ‘권력 이양’ 이유에 대해 “통치 스트레스 경감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이런 식의 해석은 북한을 정확히 보고 있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보고 바로 생각하고 바로 판단해야 한다. 민주주의가 위대한 것은 일시적으로 모두를 속일 수 있고 영원히 소수를 속일 수 있지만, 영원히 다수를 속일 수는 없다는 투명한 체제라는 점이다. 다만 지금 이 정도라도 북한의 국정 리더십의 불능 상태를 공개한 것은 판단이 빨랐다고 평가해 주고 싶다. 김정은의 나이가 지금 38살에 불과한데 이제 9년밖에 통치하지 않은 그 젊은 지도자에게 무슨 통치 스트레스가 있겠는가? 그것은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 박지원 국정원장 체제하의 이런 수준의 정보라도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 잘한 것이라 생각한다. 북한은 절대 수령 체제이기 때문에 수령이 움직일 수 없으면 체제가 작동될 수 없는 국가다. 국가의 몸통이 수령이다. 이 수령의 영도체제로 국가는 운영되고 움직인다. 그 수령의 영도체제는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다. 그것을 대체한다는 것은 예수그리스도를 믿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예수가 죽어서 부처로 대처했으니 이제 부처를 믿으라고 요구한 것과 같다. 이런 상황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런 나라나 사회는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 최근 대북라인이 교체되면서 박지원-이인영-임종석 라인이 들어섰는데, 이들이 아무리 발버둥을 친다고 한들 북한에서 빗장을 걸어 잠근 이상 아무리 대북 문을 두드려도 그 문은 열릴 수 없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4차 회담을 제의하고 나선 것도 궁극적으로는 김정은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행위였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최선희 외무상이 단숨에 거절한 것을 보고서 미국은 ‘아 김정은이 회담장에 걸어 들어올 수 없는 상태이고 마주 앉을 수 없는 상태구나’라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그래서 더 이상 어떤 회담 북측에 제의하지 않았다.
- 장 이사장은 어떻게 북한의 내부 동향을 그렇게 정확히 진단할 수 있었던 것인가?
▶ 우리 국민의 소원이 통일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자랐다. 또 정치외교 군사적 전략의 최종 목표는 통일 한국, 대한 강국을 만들어 우리의 후세대들에는 글로벌 강대국을 물려 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4대 강대국들에 관한 연구를 잠시도 쉬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한 정보, 전략, 인맥을 제 나름대로 충실히 잘 보전해 오고 있다. 이렇게 하는 목적은 오직 조국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서다. 지금 문재인 정부는 북한을 따르는 추종자집단이지 북한을 우리의 전략적 목표대로 이끌어 가는 리더가 아니다. 북한에 대해 솔직한 정보를 국민 앞에 공개하고 있는 여야가 공유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주변국들과도 정보공유를 통해 한반도에 대한 대전략을 펼쳐야 할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국익을 위해서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의 입장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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