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윤 충돌 속 與, 대공수사 경찰이관도 논란… 野, “5공 회귀”

추·윤 충돌 속 與, 대공수사 경찰이관도 논란… 野, “5공 회귀”

기사승인 2020-11-25 14:23:31
24일 국회 정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강행처리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여야 양당이 다방면에서 격하게 충돌하는 양상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로 대립해온 양당은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으로 표면화된 검찰개혁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경제정책, 에너지 및 복지정책에서 격렬히 대립했다. 이번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경찰이관이 핵심인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을 두고 또 강하게 부딪쳤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문제는 박근혜 정권 당시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및 댓글부대 운용 등의 문제로 불거졌다. 이후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가정보원의 국내 정보수집 및 개입, 사찰가능성을 차단하고 방첩·대테러에 집중하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24일 국회 정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공수사권 이관에 강하게 반발하며 자리를 떴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강한 의지에 따라 표결에 붙여져 민주당 단독으로 법안이 통과됐다. 민주당은 오는 27일 정보위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을 상정·의결하고 연내 법제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25일 간담회를 갖고 “이번 개정안은 국내 정보 수집권을 폐지해 국정원이 국내 정보 개입과 사찰할 가능성을 기본적으로 제거했고, 대공 정보는 수집하되 수사하지 않게 함으로써 인권 침해를 원천차단했다”며 “국정원 개혁은 제도적으로 완성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국정원 개혁은 제도적으로 완성돼야한다. 국정원 법안은 20대 국회부터 오랜 기간 논의했고 21대 국회에서도 7차례에 걸쳐 법안소위와 간사 간 소(小)소위를 통해 논의하면서 수사권을 제외하고는 100% 여야 합의가 이뤄진 사항”이라며 “단독으로 처리하게 돼 유감이다. (다만) 더는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고 양당이 인정했다”고 단독처리의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정보위 간사인 하태경 의원이 25일 민주당의 국정원법 단독 강행처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 뒤로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국민의힘의 평가가 현수막 속 문구형태로 게시돼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야당의 생각은 달랐다. 법 개정으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은 사실상 폐지되지만, 동시에 국내사찰 기능은 대폭 강화될 것이라고 봤다. 더구나 국정원 직원의 정치 개입행위에 대한 처벌이 징역 ‘7년 이하’에서 ‘3년 이하’로 줄고, 공소시효도 짧아져 국정원의 정치도구화 우려도 커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정보위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같은 시간 가진 간담회에서 과거 전두환 정권을 빗대어 “문재인 정권이 ‘문두환 정권’으로 바뀌는 친문 쿠데타”라며 “친문의 말을 잘 듣는 권력기관으로 만들어 과거 5공 치안본부 식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간담회에 동석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는 대한민국이 대공수사를 스스로 포기하는 자해행위이자 정보와 수사를 한데 모아 공룡 경찰을 만드는 일”이라고 지적하며 “국민 여론의 힘으로 여당 폭거를 저지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다”고 국민들의 동조를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하태경 의원은 전날 정보위에서 민주당이 강행처리한 국정원법 개정안을 ‘5공 회귀법’이라고 명명하며 “박종철 고문치사로 악명 높은 남영동 대공분실을 운영한 5공 시절 치안본부 보안국을 부활시키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덧붙여 “국내 정치에 악용할 우려가 있어 정보와 수사를 분리했던 것인데 국내 정보를 수사권을 가진 경찰이 독점하게 된다”고 우려하며 “민주화에 대한 역행이자 정치의 후퇴다. 여우 피하려다 호랑이 만나는 격”이라고 맹비난했다.

심지어 이날 간담회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직무배제하고 여당이 국정원법의 일방 개정을 강행한 것은 과거 12·12 쿠데타처럼 11월 쿠데타 디데이였기 때문”이라며 ‘친문쿠데타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이었다’는 취지의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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