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꼽혀온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나란히 증시 상장을 목전에 뒀다. 내달 말 중 공모 청약을 진행하고 오는 8월에 증시에 입성할 전망이다. 다만 중복 청약이 금지되어 상반기 같은 투자 열기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상장 이후 주가 흥행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선이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다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28일 금융위원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오는 8월5일 상장을 공식화했다. 희망 공모가격은 주당 3만3000~3만9000원이다. 공모가 하단과 상단 기준으로 계산한 기업가치는 15조7000억~18조5000억원대다.
카카오뱅크의 국내 및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마감일은 내달 21일이다. 공모청약을 같은달 26~27일 진행하고 오는 8월5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도 내달 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8일 카카오페이에 대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결과 상장 적격을 확정했다. 지난 4월26일 심사를 청구한 지 약 2개월 만이다. 공모가는 7만3700~9만6300원,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9조8000억~12조8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로서 두 종목 모두 내달 말 중 공모 청약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상반기같은 청약 대란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지난 20일부터 공모주 중복청약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이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에 대해서는 모두 중복정약이 인정되지 않는다. 여러 건을 청약할 경우 가장 먼저 접수된 청약건에 대해서만 배정이 이뤄진다. 개인투자자들의 공모주 투자 열기가 다소 식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주가가 앞서 상장한 대어들처럼 급등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앞서 상장한 대어 중 하나인 SKIET(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에서 시초가가 형성된 이후 상한가)’에 실패했다. SKIET는 따상 실패 뿐만 아니라 상장 당일에 시초가 대비 26% 급락 마감했다.
카카오뱅크에 대해서는 고평가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장외시장 거래가인 9만원에서 10만원 사이까지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상장 은행지주와 비교하면 공모가도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전배승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는 시장의 예상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며 9만원대의 장외가격에 비해 현저히 낮게 형성됐다”며 “고평가 논란을 의식한 듯 플랫폼 기업 밸류에이션 방식이 아닌 전통적인 금융주 PBR 방식을 적용했고, 희망 시총은 상장 후 자본총계 대비 PBR 3.1~3.7배로 설정했다. 다만 이 또한 상장 은행지주 대비로는 여전히 상당한 프리미엄이 부여된 수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모가 이상의 높은 가치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기존 은행권과 차별화된 사업모델 구축의 성공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며 “이밖에 인터넷 전문은행과 핀테크 시장 경쟁강도 심화, 정부정책, 규제리스크에 따른 자산 고성장 제약 가능성이 있는 등 비우호적 외부환경 또한 높은 밸류에이션 지속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