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주가가 오를 때도 돈을 벌지만, 하락해도 돈을 벌어요”
주식투자 7년차인 A씨는 꽤 요령이 좋은 투자자다. 그는 주가 상승·하락 시에 모두 돈을 버는 투자를 하고 있다.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 외에도 공매도 투자 기법을 활용해 투자에 나서기 때문이다.
그는 “공매도를 잘 활용하면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진다. 우리나라에선 공매도 때문에 주가가 하락한다는 오해가 있지만, 공매도는 하락할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는 종목에 몰리는 것”이라며 “공매도한다는 의미는, 내가 이미 그 회사에 대해 꼼꼼한 공부를 마쳤다는 의미다. 어려운 투자 기법이고, 많은 정보 습득 후에 시도한다”고 말했다.
주가가 하락하면 돈을 번다?…공매도란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회사의 주식을 미리 빌려서 팔고, 실제로 주가가 내려갈 때 사들여서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으로 돈을 버는 투자 기법이다. 예를 들어 바이오 기업 A사의 중 핵심 치료제의 임상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기업을 발견했다고 가정해본다. 불안 징후가 보이는 데도 해당 기업의 주가가 10만원 대로 높게 형성되어 있다면, 해당 종목의 주식을 50주 빌려서 먼저 판다. 실제로 임상 진행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성공 기대감을 타고 올랐던 해당 기업의 주가는 내려앉을 수밖에 없다. 이때 하락한 주가가 5만원 대라면 빌려서 팔았던 수량인 50주를 저가에 사들여서 갚는 것이다. 발생하는 차액은 공매도 투자자의 몫이 된다.
공매도 초보자의 기본 다지기
국내에서는 한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공매도를 하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리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개인투자자들도 공매도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개인대주제도' 개선에 나서면서 여건이 나아졌다. 증권시장에서의 매매거래를 위해 개인투자자에게 매도증권을 대여해주는 제도다. 지난 5월3일부터 개인 대주제도가 시행되면서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17개 증권사를 통해 공매도할 주식을 대여할 수 있게 됐다.
처음 공매도에 도전하는 투자자들은 사전교육과 모의거래를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주식은 투자 손실 위험이 있는 투자처이고, 공매도 기법은 그보다 큰 위험이 수반되는 방식이기에 개인투자자에게 관련 지식과 대응력을 키우게 하기 위해서다. 개인 공매도 사전의무교육은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제공되고 있다.
교육을 마친 후에는 한국거래소에서 모의거래 홈트레이딩시스템(HTS)를 통해 공매도 거래 방식을 익혀야 한다. 모의거래 시스템을 통해 공매도를 위해 빌린 주식을 매도하고, 상환하는 방법 등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 교육 이수와 모의거래를 모두 마친 후 수료번호를 거래할 증권사에 등록하면 공매도 거래가 가능하다.
내가 관심이 있는 종목들의 공매도 관련 정보를 파악하려면 KRX 공매도 종합포털을 이용할 수 있다. 업종별·종목별 공매도 거래 현황, 대량보유자, 잔고 등을 조회해볼 수 있다.
“지하로 내려갈 종목을 찾아라” 공매도 투자 요령…종목 선정과 베팅
“이동평균선을 쫓아 공매도”
기본적으로는 이동평균선을 보고 공매도를 시도하는 방식이 있다. 먼저 이동평균선의 종류와 각각의 의미에 대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5일 이동평균선은 5거래일간의 종가를 평균 낸 가격, 10일 이동평균선은 직전 10거래일간의 종가를 평균을 낸 가격이다. 5일 이동평균선은 단기간의 주가 흐름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공매도에 기본적으로 참고해볼 이동평균선은 20일선과 60일선이다. 20일 이동평균선은 다른 말로 ‘생명선’이라고도 불린다. 통상 현재 주가가 20일 이동평균선 위에 있으면 더 오를 것이라 예상할 수 있고, 아래로 내려갈 경우 추세적인 하락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20일 선이 무너지면 매도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이유다. 60일 이동평균선은 분기별 실적 반영이 따르는 매매선이기에 다른 말로 실적선이라고 불린다. 60일 이동평균선의 흐름도 주가의 추세적 상승 하락을 볼 수 있는 주요 지표다. 20일 이동평균선과 60일 이동평균선이 깨지기 시작한다면 공매도를 시도해볼만한 신호로 볼 수 있다.
“모멘텀이 사라지는 종목을 찾아라”
공매도 투자자들은 통상 상승 모멘텀이 사라지는 종목에 주목한다. 기업의 실적 악재나, 주요 사업의 실패 등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공매도 투자자들은 테마주를 활용해 공매도를 시도한다. 공매도 투자자 B씨는 “테마주만큼 단기간에 상승 모멘텀이 빨리 사라지는 종목도 없다. 종목 발견도 쉽고 기다림 기간도 짧다. 특히 테마 소재가 비합리적인 것이라면 폭락도 빨리 온다. 다만 경험이 적은 투자자는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테마주 중에서도 소형주가 아니고, 거래가 있는 편이라면 한국증권금융에서도 수량을 빌려 공매도를 시도할 수 있는 종목들이 있다는 조언이다.
ysyu1015@kukinews.com / 사진= 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