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웹툰 팬을 자처한 혜리는 “대본을 받자마자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다만 웹툰 속 주인공 이담(혜리)이 드라마로 오면서 달라진 만큼 그 간극을 메워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고민 끝에 혜리는 다양한 감정을 살려 보다 더 생동감 넘치는 자신만의 이담을 만들기로 했다. 밝은 이미지가 강조되다 보니 그의 대표작 tvN ‘응답하라 1988’의 성덕선 캐릭터가 겹쳐 보인다는 평도 나왔다. 속상할 법 했지만 혜리는 이마저도 감사하게 생각했다.
“‘응답하라 1988’을 여전히 많이 기억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제게도 영광스러운 작품인 만큼 오히려 (성)덕선이를 잊으시면 속상할 거예요. 이미지 변신에 대한 생각이 없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제가 해낼 수 있을 때 하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요? 적절한 타이밍에 저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캐릭터에 본인을 투영하며 연기하는 혜리지만, 그에게 이담은 배울 점이 있는 인물이기도 했다. 혜리는 tvN 예능 ‘놀라운 토요일’에서 보여줬던 당돌한 매력을 캐릭터에 덧입히면서도, 주체적인 이담의 성격을 닮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이담을 완성하자 그간의 고충은 애틋함으로 승화됐다. 그 과정을 함께 한 연기 파트너 장기용(신우여 역)은 혜리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로코(로맨틱 코미디) 장르인 만큼 장기용 씨와 저의 조화가 드라마를 좌우하리라 생각했어요. 다행히 저희 둘에 대한 반응이 좋더라고요. 절반은 성공했다 싶었죠. 장기용 씨와 성격이 정반대여서 처음엔 어색하기도 했지만 금방 친해질 수 있었어요. 장기용 씨 외에도 배인혁, 강안나, 김도완, 박경혜 등 많은 배우들과 함께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모든 분들과 잘 어울릴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어요. 감사해야 할 분들이 정말 많은 작품이에요.”
혜리가 택한 다음 행보는 사극이다. 올 하반기 방송 예정인 KBS2 새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의 강로서 역을 맡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지금 내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이던 혜리는 차기작을 두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잘 풀 수 있을지 고민하며 연기 중”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저는 늘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어요. 많은 시청자분들이 배우로서 제 강점을 잘 알아주고 계시지만, 저 스스로도 발견 못한 제 모습을 더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크거든요. 지금은 저다운 캐릭터를 잘 표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스물여덟 이혜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보여드릴게요. 성장하고 있는 저를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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