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PICK] ‘무너진 종주국’ 한국 태권도, 최초의 노 골드

[올림PICK] ‘무너진 종주국’ 한국 태권도, 최초의 노 골드

기사승인 2021-07-28 06:02:02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배한 이대훈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한국 태권도가 올림픽 무대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이다빈은 27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태권도 여자 67㎏ 초과급 밀리차 민디치(세르비아)와 결승전에서 7대 10로 패배하면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태권도 선수단의 마지막 출전 선수였던 이다빈도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 1개(이다빈)와 동메달 2개(인교돈, 장준)를 거두며 대회를 마감했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기대를 걸었던 남자 68㎏급 이대훈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여자 48㎏급 심재영과 여자 57㎏급 이아름은 각각 8강과 16강에서 탈락해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태권도가 2000 시드니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종주국 한국이 ‘노 골드’로 물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에는 역대 최다인 6명의 선수를 파견하고도 단 하나의 금메달도 얻지 못하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은 이제껏 태권도 종주국으로 불려왔다. 하계종목에서 양궁(금메달 26개)에 이어 가장 많은 금메달을 획득했다. 22개의 금메달을 따낼 정도로 독보적이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선 손태진, 차동민(이상 남자), 황경선, 임수정(이상 여자)까지 출전 선수 4명이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로 주춤했으나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다시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로 위용을 되찾았다.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을 얻어낸 이다빈.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종주국의 자존심에 금이 갔다. 
 
한국이 이처럼 부진했던 이유는 코로나비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영향이 컸다.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국제대회에 거의 참가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출전한 대회가 2019년 12월 월드 그랑프리 파이널이 마지막이었다. 약 1년 6개월 동안 공식 경기를 치르질 못했다.

선수들끼리 꾸준히 훈련을 했지만 실전 감각 부족은 어쩔 수 없었다. 경기 후반 체력적인 부분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점수를 내주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58㎏급 동메달리스트 장준은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해 실전감각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라고 아쉬워했다. 반면 다른 대륙 선수들은 꾸준히 대회에 출전한 덕분에 실전 경험을 계속 쌓을 수 있었다. 

또한 유럽, 중동, 북아프리카, 중앙아시아로 태권도가 보급되면서 기량이 평준화된 점도 한국의 독주가 가로막힌 원인으로 분석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차동민 SBS 해설위원은 “전 세계 태권도 수준이 평준화됐고 다른 나라의 추격이 빠르다”며 “우리 태권도가 더 노력하고 준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태권도는 3년 뒤에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종주국의 자존심을 되찾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도쿄 올림픽을 마치게 됐다. 이제 한국 태권도는 도전자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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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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