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기창‧김은빈‧최은희 기자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MZ세대’와 만나 취업난, 주택난을 겪는 청년층의 고민에 귀를 기울였다. 원 후보는 공약한 ‘청년 정책’을 통해 20‧30대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원 후보는 23일 쿠키뉴스와 대학알리·대학언론인네트워크 주관 ‘2022 대선 후보들과 MZ세대, 청년 정책을 이야기하다’ 화상토론회에서 대학생과 기자들에게 ‘청년정책’에 관한 다양한 질문을 받았다.
청년들의 최대 관심사는 ‘일자리’였다. 원 후보는 일회성에 그치는 공공일자리가 아닌 청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일회성 공공일자리가 아닌 청년들이 진정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겠다. 특히 우주‧바이오‧IT 등 대한민국 유망 산업 개척을 위해 연구‧개발하는 기업과 대학을 연결시키고 연구비를 투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일자리가 나올 수 있는 좋은 기업이 많아져야 한다. 중소기업이라도 장래가 유망한 기업이라면 청년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 같다. 특히 호봉제‧연공서열제 등을 폐지해서 부장님이 ‘월급 루팡’하지 않고 청년들의 기회가 많아질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취업이 어려운 문과 대학생들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원 후보는 “문과도 함께 갈 수 있는 산업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이과가 기술을 발전시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시장을 전 세계적으로 넓히면 문과는 기술과 인문학적 감성을 연결시킬 수 있다. 경영‧회계‧마케팅 등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년교육 카드 공약도 소개했다. 원 후보는 “제 공약은 18세부터 30세가 될 때까지 필요한 시기에 2000만원을 자기 계좌 놓고 쓰는 청년교육 카드”라며 “돈을 뿌리는 게 아니라 기회 마련하는 데 쓰겠다는 것이다. 청년 시기에 취·창업을 위한 기회를 준비하는 데 쓸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하겠다”고 말했다.
‘주택난’ 역시 화두였다. 원 후보는 대표공약으로 ‘반반주택’을 내걸었다. 원 후보는 부모의 후광과 재력을 이용하는 이른바 ‘부모찬스’에 빗대 자신의 공약을 ‘국가찬스’라고 이름 붙였다. 신혼부부의 첫 내 집 마련 비용의 절반을 국가가 투자해 부담을 줄이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는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젊은이들에게 집값 절반을 국가가 투자하겠다는 것”이라며 “인수해도 되고 살아도 된다. 1인가구도 월세·전세든 주거비를 지원하는 바우처다. 문재인 정부의 47조를 찾아서 예산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가 정책을 세울 때 청년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정부 의사결정 정책집행 과정에도 청년 미래를 위한 정책이 반영돼야 한다”며 “젊은이들의 시각과 이해관계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정책 참여 지분을 확대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청년 정부·청년국회를 국회와 정부 내에 특별기구로 둬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원 후보는 청년정책 이외에도 갈등이 극에 달한 현재의 상황을 해결할 방안으로 ‘호떡론’을 제시했다. 이해관계가 발생했을 시 호떡을 자르는 사람과 선택하는 사람을 나누면 공정을 지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예를 들어 호떡을 반으로 쪼개 먹어야 할 때 갈등이 생긴다. 이를 조정하려면 권한을 호떡을 반으로 자를 수 있는 권한을 주면 된다. 어느 쪽을 선택할지 권한은 다른 사람에게 주면 된다. 자르는 사람은 크기를 선택할 수 있고, 가져가는 사람은 결정권이 있으니 서로 만족스럽다”고 했다.
또한 “주도권을 가진 집단은 다른 집단에게 결과에 대한 선택권을 줘야 한다. 공정성을 기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적용해야 한다”며 “처음에는 상대방을 오해할 수 있지만 서로 이해하고 공존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야 한다. 시간을 갖고 끈질기게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감한 현안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한 대학생은 원 후보 앞에서 ‘전두환’의 이름을 꺼냈다. 최근 윤석열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이 큰 논란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원 후보의 역사관과 과거 행적에 관해 묻는 질문이었다. 그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하며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씨의 자택을 찾아 세배를 한 적이 있다.
원 후보는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전두환 씨한테 세배했던 것 때문에 15년 넘도록 사죄하고 있다. 잘못했다”며 사과했다.
오히려 전 씨가 민주주의를 억압했다고 지적했다. 원 후보는 “군사쿠데타와 광주학살, 학생 물고문, 언론 통제 등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폭력으로 짓밟았다. 다시 있어서는 안 될 나쁜 행태”라며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했다”고 일갈했다.
‘전두환 옹호’ 발언을 한 윤 후보를 거세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유린했던 정치를 잘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역사 인식이 잘못돼도 보통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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